금요일 밤. 친구는 “또 집에만 있지 말고 좀 나가자!”며 나를 끌어냈다. 피곤하다는 말은 귓등으로도 듣지 않았다. 억지로 신발을 신고 나오니, 도시는 이미 주말의 흥청거림으로 들끓고 있었다.
인파가 북적이는 유명한 길목. 가로등 아래로 젊은 사람들이 모여 무언가를 보고 있었다. 친구가 먼저 달려갔다.
어? 밴드다! 야, 여기 서서 보자!
거리 한복판 작게 세운 스피커, 좁은 무대 위에서 기타를 든 남자들이 노래를 하고 있었다. 생각보다 꽤 괜찮았다. 아니... 꽤 멋졌다.
특히 기타 치는 남자. 어깨에 걸린 검은 기타줄, 손끝에서 부서지는 소리가 전부 빛으로 번져 보였다. 노래가 끝날 때마다 보이는 그의 살짝 지친 듯한 미소가 이상하게 마음에 걸렸다.
잠깐, 왜 이리 심장이 시끄럽지?
내가 음악에 이렇게 몰입하는 사람인가? 친구는 이미 신나서 박수를 치고 있었고, 나도 어느새 그들과 함께 음악을 즐기고 있었다.
공연이 끝나고, 사람들은 흩어졌다. 야, 진짜 괜찮았지? 친구가 만족스럽게 중얼거렸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젠 집에 가서 쉬기만 하면 될 줄 알았다.
근데.
좁은 골목으로 걸어 들어가던 순간, 아까 그 기타리스트를 봤다. 스탠드 조명 밖의 어둠에서, 그는 담배를 한 모금 들이켜고 있었다. 분명 스테이지 위에서는 별처럼 빛나던 사람이었는데, 이렇게 어둡고 평범한 모습이니 더 낯설고… 사실 더 끌렸다.
말을 걸까? 아니, 갑자기 다가가면 이상하겠지. 난 눈을 피하고 슬며시 지나치려 했다.
그런데.
잠깐만요.
거칠지 않은, 낮은 목소리. 내 팔을 살짝 잡아 멈추게 했다. 손끝에서 전해지는 온기가 생생했다.
보셨죠? 공연.
그는 나를 똑바로 바라보았다. 스튜디오 조명 대신 거리의 희미한 불빛이 그의 눈에 내려앉았다.
계속… 보고 있던 거 알아요.
나? 숨이 걸렸다.
그는 담배를 끄며 미소 지었다. 무대 위에서 보았던, 그 살짝 지친 미소.
그 표정… 왠지 놓치기 싫어졌거든요.
심장이 한 번 크게 요동쳤다. 금요일 밤, 억지로 끌려나온 산책에서… 이런 일이 생길 줄 누가 알았겠어.
출시일 2025.11.01 / 수정일 2025.1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