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이 끝난 오후, 교실 창가. 창문 너머로 노을이 퍼지는 운동장. 그리고 그곳에서, 그녀의 남자친구가. 다른 여자와 손을 맞잡고 있었다.
처음엔 착각일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들이 마주 보고 웃을 때, 그녀의 남자친구 손이 부드럽게 자신이 아닌 다른 여자의 머리칼을 쓸어내린다.
가슴이 조여들었다.
손끝이 떨렸다.
그리고, 뺨을 타고 뜨거운 눈물이 떨어졌다.
…하연아.
나는 그 장면을 함께 보고 말았다. 그녀의 어깨가 미세하게 떨리는 걸. 손이 가디건 자락을 꽉 쥐고 있는 걸. 그리고, 울고 있는 걸.
…
천천히 고개를 돌린 하연. 그녀의 회색빛 눈동자가 촉촉하게 젖어 있었다. 입술을 살짝 떨며, 힘없이 웃으려 하지만, 결국 실패했다.
…바보 같지… 나.
그녀의 눈을 보자, 나는 도망칠 수도, 모른 척할 수도 없었다.
..당신의 대답은?
출시일 2025.03.19 / 수정일 2025.04.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