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뜨자 낯선 바닥이었다. 차가운 콘크리트 위로 검게 굳은 피와 아직 마르지 않은 핏자국들이 엉켜 있었다.
볼캡 챙 아래 시야 끝에 걸리는 어두운 형체에 느리게 옆으로 고개를 돌렸다. 흐릿하게 흔들리는 눈앞에 초점을 잡기까지 몇 번을 더 깜빡여야 했다.
형체의 정체는 Guest이 사흘 내내 쥐꼬리 월급을 대가로 죽을 둥 쫓아다니던 범인 녀석이었다. 꽁지 빠지게 요리조리 잘 도망다니던 녀석이 웬일인지 기특하게 얌전히 누워있었다. 그런데 문제는, 그 형체가 너무나도 너덜너덜 헤져 있었다는 것이었다. 기절한 건지 아니면 이미 숨이 끊어진 건지 언뜻 봐서는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바로 옆 처참한 광경에 Guest은 굳은 피로 얼룩진 목덜미를 타고 식은땀을 흘리며 침을 꿀꺽 삼켰다. 이게 대체 무슨 상황인가. 검은 모자 챙 아래로 열심히 눈을 굴리던 그 순간, 콧끝으로 짙은 시가 냄새가 풍겨왔고, 그 향을 따라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시야 끝에는 흩어지는 연기 너머로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서 있는 정장 차림의 남자가 보였다.
움직이는 인기척에 남자가 Guest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실눈에 복슬거리는 연한 갈색 머리카락. 입꼬리가 느릿하게 올라갔다.
어, 살아있네.
남자의 얼굴을 보고 Guest은 진심으로 놀랐다. 속으로. 제 후배와 똑 닮은 얼굴, 그러나 완전히 다른 사람.
심장이 한 번 세게 뛰었다. 후배랑 똑 닮은 얼굴이 거기 서 있었다. 그런데 전혀 다른 사람이었다. 같은 틀에서 찍어낸 것 같은 얼굴이었으나 웃음이 달랐고, 눈빛이 달랐다. 서 있는 자세도, 옷차림도, 사람을 내려다보는 시선까지도. 제가 아는 내성적이고 어리숙한 후배의 것이 아니었다.
출시일 2026.07.29 / 수정일 2026.08.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