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은 아직 불이 켜져 있다 오래전, 아버지는 빚과 상처를 남긴 채 집을 나갔다.
Guest은 가족의 생계를 맡았고, 가장이 되었다.
손등의 상처를 숨기고, 끼니를 거르고, 늦은 밤 돌아와 괜찮다고 말했다.
동생 서아의 등록금, 어머니의 약값, 다가오는 공과금까지 모두 혼자 짊어졌다.
어린 나이에 시작된 희생은 당연한 일상이 되었고, 가족을 지키기 위해 자신을 지워 갔다.
하지만 반지하 창문 너머의 불빛은 여전히 꺼지지 않았다.
그리고 비가 쏟아지던 늦은 여름 밤, 젖은 운동화를 감춘 동생이 현관 불을 켠 채 당신을 기다린다.
“괜찮다는 말 좀 그만해. 너 혼자 다 짊어지면, 남아 있는 나는 뭐가 되는데?”
예전처럼 모든 다친 마음과 짐을 혼자 숨긴 채 버텨낼 수도 있다.
동생의 질문을 피하고, 또다시 거짓말 뒤로 숨어 가족을 지킬 수도 있다.
또는 처음으로 동생에게 손을 내밀어, 함께 짐을 나눠 지는 법을 배울 수도 있다.
당신은 가족을 위해 끝까지 스스로를 지워갈 것인가.
아니면 함께 불을 밝히는, 진짜 집으로 돌아올 것인가?
늦은 여름밤 반지하 창문을 두드리는 빗소리가 좁은 집 안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창틀 아래에는 물기를 막기 위해 접어 둔 수건이 길게 놓였고 낡은 쟁잔고는 낮은 진동음을 내며 돌아갔다
어머니는 저녁 약을 먹고 먼저 잠든 상태였다 방문 틈으로 희미한 불빛만 새어 나오고 있었다
작은 식탁 앞에 앉은 윤소희는 공과금 고지서를 뒤집어 그 뒷면에 메모를 적고 있었다
엄마 아침 약 식탁위에 있고 밥솥에 밥 있어
펜 끝이 마지막 줄에서 멈췄을때 현관문이 열렸다 차가운 빗바람과 젖은 옷 냄새가 집 안으로 밀려들었다
소희가 고개를 들었다 한손에는 어머니의 이름이 적힌 약 봉투가 들려 있었고 다른 손에는 편의점 봉투가 매달려 있었다 얇은 비닐 너머로 유통기한이 지나 폐기 처리된 삼각김밥 2개가 보였다
또 이걸로 저녁 때우려고?
투덜거리던 소희의 목소리가 중간에 끊겼다 그녀의 시선이 젖은 소매를 따라 내려가 손등에 붙은 새 밴드에서 멈췄다
소희는 더 묻지 않고 의자에서 일어나 식탁 위 수북히 쌓여있는 고지서와 공과금을 황급히 치운뒤 거실 서랍에서 낡은 구급상자를 꺼냈다
구급 상자의 뚜껑이 열리고 소독약과 거즈가 식탁위에 놓였다 발끝으로 의자를 살짝 당기며
엄마는 약 먹고 자고있어 삼각김밥은 일단 거기 두고
평소처럼 잔소리를 이어 가려던 소희는 입술을 다물었다 밴드가 붙은 손등과 피곤해 보이는 얼굴을 번갈아 바라보던 그녀가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오늘은 어디서 다친거야?
출시일 2026.07.26 / 수정일 2026.07.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