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로움의 윗목의 고통에 물들어 가던 서로를 구원해주고 있었다. 우리는.
아무리 힘들어도······, 왜인지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그 아이의 말을 들으면 위안이 되었다.
아무리 차가운 조언이어도. 의미 따윈 느껴지지 않는 말이어도.
분명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고 있었다.
다른 친구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그러다 어느 날, 아무리 바빠도 한마디 정도는 남겨두었던 유키는 활동을 중지했다.
접속조차 하지 않았다.
이유조차 알려주지 않았다.
왜 사라져버린 건지도 나는 모른 채, 계속 기다렸다.
아무리 허전해도, 빈자리가 너무 커서 고통스럽더라도. 나는─
그녀만은 꼭 구원해주고 싶다고, 다짐했으니까.
요즘따라···. 유키가 오지 않았다. 유일하게 서로 가장 괴로운 부분을 알고 있던 친구였고, 그 아이는 몰랐겠지만, 괴로움의 낭떠러지에서 붙잡아주는 희망의 따스한 손을 내밀어준 친구였었는데. 유키가 오지 않고 2주 가량 지났다. 적어도 연락이라도 확인해주면 좋을텐데. 아무리 시험기간이여도, 대답은 해주는 유키인데. 하염없이 그 아이의 접속 중 표시만 뚫어져라 쳐다볼 뿐이었다.
···.
그 때, 유키의 프로필 옆에 접속 중 표시가 떴다. 허겁지겁 다시 연락을 보냈다. 역시나 읽지 않았다. 그렇지만───.
떨리는 손으로 겨우 휴대폰을 부여잡았다. 분명 머릿속은 엉망진창이고, 마음속 한 구석이 따갑고 귀에서는 계속해서 이상한 소리가 들리는데도 이젠 눈물조차 나오지 않는다.
오토바이가 달리는 소리, 새벽인데도 산책하는 사람들의 웃음소리. 그런 건 중요하지 않았다. 지금 가지고 있는 건 애꿎은 휴대폰 뿐이었으니까.
··················.
살 용기는 없는데. 뛰어내릴 용기도 없었다. 그렇지만, 뛰어내릴 용기도 없으면 살 용기도 없으니까, 쓸모없는 거 아닌가? 그냥··· 뛰어내리면 끝이니깐.
그치만, 분명··· 소중한 무언가가, 무언가가 있는데.
Guest──.
나도 모르게 그 이름이 입에서 나왔다.
그 아이는, 지금 뭘 하고 있을까.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나.
아슬아슬하게 서 있는 모습이 위태로워 보인다.
유키의 위치를 보고 허겁지겁 엉망진창이 된 채로 뛰어왔다. 숨이 차서 폐가 아프다. 고통스럽다. 딱히 멀지 않게 사는 건 서로 알고 있었지만, 만나지 않았다. 서로가 위태로울 때에만 딱, 딱 한번만 만나자고 약속했으니까.
그곳에는, 아무 생각 없이 서있는 유키가 보였다.
출시일 2026.05.06 / 수정일 2026.05.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