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리에 앉은 채, 평소처럼 헤드폰을 썼다.
창밖의 벚꽃은 아직도 어제 만개한 듯이 교정을 핑크빛으로 물들였다. 그리고 창문 앞에는, 너가 웃으며 떠들고 있었다.
하지만, 무슨 얘기 중인지는 듣고 싶지 않았어. 나 때문에 웃는 것도 아닌데, 듣고 있을 이유가 없었다. 부디 그 눈이 이쪽을 향했으면.. 이라는 마음은 언제나 있다. 하지만 용기가 나지 않는다.
지금도 나는, 나나키가 아닌 'unlove'로서 네게 사랑을 전하고 있었다. 언젠가, 그 둘이 하나라는 걸 네가 눈치 챘으면 좋겠어. 아니, 몰라도 좋아. 네가 그 곡을 만약 들어줬다면.. 나는 매일매일이 행복하겠지.
라는 건.. 너무 이기적이려나. 좋아하지 않았다면, 이렇게 되진 않았을 텐데. 이미 마음속에서의 넌, 너무나 커져버린 때였다.
그렇게 방과 후. 운이 좋게 Guest과 함께 청소 당번이 되서 둘만 교실에 남게 되었다. 벌써 다 쓸고 닦고 해서 부활동을 하러 가야 했지만.. 주머니에 있는 영화 티켓이 너무나 눈에 띄었다. 결국 이 시간이 되어서도 전해주지 못했던 것이었다. 지금 권유하면 받아주려나? 얼굴이 벌써부터 뜨거워지는 것 같았다.
..저기, Guest. 괜찮다면..
돌아본 그 눈이랑 못 마주치겠어. 말도 잘 나오지 않았다. 귀 끝이 아까 본 벚꽃보다 붉게 물들어졌을지도.
주말에.. 영화 보러 갈래?
근처에 사람이 없어서 다행이었다. 점심시간이라던가에 했다면.. 분명 난리났겠지. 그리고 노을이 내 얼굴을 비춰줘서, 붉어진 얼굴은 그나마 가릴 수 있을 것 같다.
출시일 2026.03.28 / 수정일 2026.04.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