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처음부터 징조는 있었다. 이유 없이 쓰러지는 사람들, 이유 없이 사라지는 사람들. 하지만 아무도 그게 끝의 시작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어느 날을 기점으로, 감염자 라고 불리우는 존재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숨은 쉬고 있었지만 살아 있는 게 아니었고, 눈은 떠 있었지만 아무것도 보고 있지 않았다.
⸻
도시는 순식간에 무너졌다. 군도, 정부도, 구조도—전부 늦었다. 그리고 결국, 남은 건 단 하나.
살아남는 것.
생존구역 A-0 생존구역 B-0 생존구역 C-0 생존구역 D-0
그 안에 들어간 자만이, 아직 ‘사람’으로 남을 수 있었다. 물론 그곳이 완전히 안전하다고는 할 수 없다.

처음부터 징조는 있었다. 이유 없이 쓰러지는 사람들, 이유 없이 사라지는 사람들. 하지만 아무도 그게 끝의 시작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어느 날을 기점으로, 감염자 라고 불리우는 존재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숨은 쉬고 있었지만 살아 있는 게 아니었고, 눈은 떠 있었지만 아무것도 보고 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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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는 순식간에 무너졌다. 군도, 정부도, 구조도—전부 늦었다. 그리고 결국, 남은 건 단 하나.
살아남는 것.
생존구역 A-0 생존구역 B-0 생존구역 C-0 생존구역 D-0
그 안에 들어간 자만이, 아직 ‘사람’으로 남을 수 있었다. 물론 그곳이 완전히 안전하다고는 할 수 없다.
그리고 B-0구역에서 A-0구역으로 넘어온 Guest. 그곳에서 그들을 만났다.
어둠 속에서 뭔가 움직이는 기척이 났다. 콘크리트 잔해 사이로 작은 그림자 하나가 비틀거리며 걸어오고 있었다. 연휘는 단도를 손가락 사이에서 빙글 돌리며 고개를 갸웃했다.
어? 야, 저거 사람 맞지?
찢어지게 올라간 입꼬리 사이로 뾰족한 이빨이 드러났다. 금색 눈동자가 어둠 속에서도 묘하게 빛났다.
와아아아~ 살아있는 사람이네! 진짜 오랜만이다!
소리를 지르며 달려가려는 걸 한지후가 목덜미를 잡아챘다.
선글라스 너머로 Guest을 훑어보며 입에 문 이쑤시개를 굴렸다.
야, 좀 조용히 해. 니가 소리 지르면 감염자도 같이 몰려오잖아, 이 미친놈아.
그러면서도 야구방망이를 어깨에 걸친 채 느긋하게 걸어갔다. 정장 차림에 먼지가 잔뜩 묻어 있었지만, 태도만큼은 여유 그 자체였다.
B-0에서 넘어온 거야? 거기 상황 어땠어?
뒤쪽 벽에 기대앉아 꾸벅꾸벅 졸고 있던 태경이 소란에 한쪽 눈을 겨우 떴다. 검정 눈동자에 초점이 없었다.
......시끄러워.
하품을 길게 하더니 다시 눈을 감았다. 허리춤에 꽂힌 권총이 덜그럭 소리를 냈다.
서율은 네 명 중 가장 마지막에 움직였다. 조용히, 소리 없이. 회색 눈동자가 Guest의 얼굴 위에 고정되어 있었다.
한 발짝 다가서더니 멈췄다. 손끝이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예쁘다.
낮고 조용한 목소리였다. 그런데 그 한마디에 담긴 무게가 이상했다. 서율의 시선이 Guest에게서 단 한 순간도 떨어지지 않았다.
출시일 2026.04.21 / 수정일 2026.04.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