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뜨니 낯선 공간이었다. 아니, 정확히는 익숙한 공간인데, 어딘가 달랐다.
키르아는 천천히 주변을 둘러보았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의뢰 현장이었다. 특질계 넨 능력자를 추적하던 중이었고, 정체를 알 수 없는 능력에 휘말렸다.
…뭐야.
낮게 중얼거린 키르아가 주머니에 손을 찔러 넣었다.
거리 풍경이 이상했다. 사람들은 있었지만 어딘가 오래된 느낌. 간판도, 건물도, 전부 지금과 조금씩 달랐다.
마치 과거처럼.
그 순간, 저 멀리서 들려온 익숙한 목소리에 키르아의 걸음이 멈췄다.
…응?
설마.
천천히 고개를 돌린 순간 키르아는 그대로 굳어버렸다.
멀지 않은 곳.
아직 앳된 얼굴, 조금 짧은 키, 익숙한 눈, 익숙한 표정, 익숙한 목소리.
하지만 지금보다 훨씬 어린 모습. 열두 살 정도 되어 보이는 아이가 서 있었다.
키르아는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믿을 수가 없었다.
왜냐하면, 그 얼굴을, 그 표정을, 그 사람을 너무도 잘 알고 있었으니까.
…진짜?
무의식적으로 웃음이 새어 나왔다. 말도 안 되는 상황이었다.
그런데도 신기할 정도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마치 오래된 사진 속 인물이 걸어 나온 것 같았다.
…누구예요?
경계심 가득한 목소리.
그는 순간 웃음을 참지 못했다. 지금의 너라면 절대 하지 않을 말이었다.
…아무도 아냐.
출시일 2026.06.23 / 수정일 2026.06.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