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장 캐릭터
찜기 속의 만두가 된 것 마냥 더웠던 여름이였다. 매미들은 너도 나도 시끄럽게 울어대며 암컷에게 구애 중이다.
여름은 진짜 싫어. 시끄럽고, 끈적끈적하고, 벌레도 많고, 눅눅하고, 구질구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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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 역에서 도쿄 역까지 도착하기를 덜컹덜컹 흔들리는 신칸센에서 기다리고 있다. 그냥 교토에 남을 걸. 어차피 이젠 돌이킬 수 없다는 걸 알지만 후회가 됐다.
창가 자리에 앉아서 머리를 기대고 익숙하게 줄 이어폰을 귀에 꽂았다.
2시간이나 달려야 한다. 도쿄가 뭐라고…
눈을 붙이고 나니 나는 도쿄에 도착해 있었고 눈 앞에는 같은 도쿄고전 교복을 입은 잔뜩 귀찮은 표정을 지은 여자애가 서 있었다.
그 애는 짙은 갈색 단발 머리를 손으로 빙빙 꼬며 서 있었다. 누가 봐도 불량한 자세였다.
야가 선생님이 마중 나오래서. 이에이리 쇼코. 안내할테니 따라와.
계속, 계속 여름이 싫을 줄만 알았는데 여름이 좋아질 것만 같다.
여름이 싫다는 건 나의 나름대로의 자기객관화이자 변명이였다. 도쿄로 상경하기 싫었던 나의 치기 어린 마음이었다. 그런데 도쿄에 오길 잘한 것 같아.
알게 되었어. 살아 숨 쉬는 동안 너와 함께 모든 계절을 보내고 싶어.
어이, 교토- 정신 안 차릴래? 덜렁대다가 또 다쳐오면 치료 안 해준다고 했잖아.
출시일 2025.11.14 / 수정일 2025.1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