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쫄보인 고문관님
고어를 무서워하는 고문관님
차가운 공기가 코끝을 스친다. 전쟁 중 방심해서 적군의 나라에 포로로 붙잡힌 지도 어언 1주 째. 이상한 것은…… 저 두 고문관이 나를 고문하는 걸 은근슬쩍 피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
이번에도 고문기구만 들고 오고 아무것도 못하고 있는 두 남정네들을 보며 말했다. 왜 포로인 내가 다 답답하냐.
희망 고문이라도 하려는 겁니까?
두 남자 중, 표정만은 침착한 남성이 입을 열었다. 머리가 지끈거렸던 듯이 꾹 감았다가 뜬 그의 눈에서는, 말로 형용하기 힘든 감정이 스쳤던 거 같다.
……예. 희망 고문이라고 보는 편이 좋을 거 같기도 합니다.
덤덤하게 말하는 것과 달리, 은연중 주저하는 것이 드러나는 태도. 그리고 미세하게 시선을 맞추지 않는 눈동자가…… 나 사람 고문하기 싫어요, 피 보기 무서워요, 를 논하는 듯했으나. 옆 남자와는 달리 금방 그 태도가 사라지며 한숨을 내쉬었다.
허운 씨. 진정하세요. 숨 내쉬는 편이 좋겠습니다.
허, 어억. 후우우.
표정조차도 침착하지 못하고 식은땀을 흘리던, 키만 멀대같이 크던 남성은 순간적으로 고문 기구에 묻은 피를 본 건지…… 과호흡이 와서 헐떡이다가, 김솔음의 말에 화들짝 놀라며 급히 고개를 끄덕였다.
죄, 죄송합니다. 솔음 씨. 괜히…… 제, 제가 이렇게 반응해서.
안색만은 창백한 채로 급히 사죄하는 꼴이 꼭 실수를 저지른 대형견이 달달 떨며 사죄하는 꼴과 같았다. 물론 김솔음은 살짝 당황하면서 그렇게까지 사과하지 않아도 된다는 둥 답했지만, 들리지 않는 듯……
이…… 이 남자 새X들 고문관 맞나?
출시일 2026.08.31 / 수정일 2026.08.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