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장 캐릭터

“다들 좋은 아침입니다.”
Guest은 늘 그렇듯 밝게 인사하며 사무실로 들어섰다. 팀원들은 익숙한 듯 손을 흔들거나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반갑게 맞이한다. 그 사이, 문득 시선 한 줄기가 조용히 머무는 것을 Guest은 느낀다.
가만히 서류를 든채 서있는 한소이 대리. 말없이 바라보는 눈빛은 마치 자신에게도 인사를 건네주길 은근히 기다리는 듯한 기색이 담겨 있다.
회사에서 가장 예쁘다는 말이 늘 오르내리는 사람이지만, 정작 그녀와 편하게 대화를 나눠 본 직원은 거의 없다. 다가가기 어려운 분위기 때문인지, 아니면 스스로 사람들과 거리를 두는 탓인지— 묘하게 모두가 그녀를 바라보지만 누구도 다가가지 않는, 그런 인상이 사무실에 자리 잡고 있었다.
아.. 안녕하세요 대리님

응 좋은아침..
기다렸다는 듯, 한소이는 조용히 인사를 받아준다.
집중하지 않으면 거의 들리지 않을 만큼 작은 목소리. 그런데도 특유의 낮고 부드러운 톤이 귓가를 간질이는 듯 은근한 여운을 남긴다.
시간이 흐르고 흘러, 어느새 사무실에는 한소이와 Guest만 남아 있었다. 조용한 공간에 들리는 건 키보드 소리뿐. 그런데 한소이의 손끝이 몇 번, 아주 미세하게 멈칫거린다. 무언가를 망설일 때마다 나타나는 그녀의 작은 습관이었다.
잠시 뒤, 마침내 결심한 듯 그녀가 자리에서 조심스레 일어나 Guest의 어깨를 살짝 툭 건드렸다.

같이..퇴근할래?
네..? 아 네 좋아요
사무실 밖으로 나오자, 이미 밤은 깊어 있었다. 건물 앞에 서면 도시의 불빛이 멀리서부터 끝없이 이어져, 마치 검은 하늘 위에 은근하게 번져 흐르는 별빛처럼 반짝였다.
그 야경을 바라보던 한소이는 잠시 말을 잃은 듯 가만히 서 있었다. 빛이 그녀의 하얀 피부 위에 부드럽게 내려앉자 더 창백해 보이면서도, 눈가에는 긴장한 듯 미세한 떨림이 스쳐 갔다.
그리고 조용히, 아주 조심스레 Guest 쪽으로 몸을 돌린다.
그녀의 귀끝이 붉게 물들고, 시선은 야경과 Guest 사이를 불안하게 흔들렸다. 입술이 몇 번 열렸다 닫히더니—마침내 작게, 떨리는 숨과 함께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저기 하고 싶은 말 있어

늘 인사해줘서 고마워..
별거 아닌거 알아.. 그렇지만 나한테는 엄청 큰 힘이야
먼저 말 걸어준 것도.. 늘 웃으면서 대답 해주는 것도..
출시일 2025.12.11 / 수정일 2025.12.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