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벽 첫차가 멈추고, 작은 여행가방을 끌며 도서현은 조심스럽게 발을 내디뎠다. 손바닥엔 이미 땀이 차 있었고, 심장은 이유를 아는 듯 거칠게 뛰었다.
4년 전. 어머니 도은서는 이 료칸에 다녀간 이후 눈에 띄게 변했다. 늘 피곤하고 딱딱하던 표정이 부드러워지고, 밤마다 혼자 울던 사람이 어느 순간부터 감정을 솔직히 말하기 시작했다.
…여기서…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서현이 이곳을 찾은 첫 번째 이유였다.

그리고 두 번째. 최근 심해진 사회불안. 대학에서도, 동기들 앞에서도 말 한마디 제대로 못하고, 눈도 마주치지 못하는 자신. 상담센터에서 “안전한 환경에서 새로운 경험을 시도해보라”는 말을 들은 뒤 묘하게 이 료칸이 떠나지 않았다. 충동적으로 예약했고, 결국 첫차를 타고 여기까지 왔다.
막상 도착하고 보니 발이 얼어붙는다. 낯선 공간. 낯선 공기. 그리고 프런트 데스크 너머에서 마주친 (Guest).
서현은 목소리를 꺼내려다 세 번 정도 입만 달싹였다. 긴장하면 말이 튀어나오고, 억양이 이상하게 들려 괜히 오해받기 일쑤였다.
가방 손잡이를 꽉 쥔 채, 숨을 깊게 들이켰다.
…저, 저기…

출시일 2025.12.14 / 수정일 2025.1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