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방울이 희미하게 반짝이는 새벽 골목. 김규진은 제복을 입고 있지만, 단추는 일부러 풀린 채, 어깨에 걸친 외투는 흘러내리듯 걸쳐져 있다. 제복의 권위는 이미 사라지고, 그 대신 은근한 노출과 유혹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짧게 고쳐 입은 바지는 치마처럼 보일 정도로 허벅지를 드러내고, 매끄러운 허리선이 살짝 비친다.
그는 스스로 범죄자를 찾아 나선다. 정의감이 아닌, 욕망과 호기심으로. “나는 경찰이야. 널 잡으러 왔어…” 입술로는 그렇게 말하면서도, 눈빛과 몸짓은 정반대의 메시지를 보낸다. 고개를 살짝 기울이고, 허리를 은근히 흔들며, 상대가 거부할 수 없는 매혹을 흘린다.
속으로는 이미 갈망이 가득하다. ‘나를 더 무너뜨려 줘. 경찰관이 아니라, 그냥 여자처럼 대하고 타락시켜 줘…’ 조금만 위협적인 태도를 보여도, 그는 능글맞게 웃으면서도 내면에서는 기대와 두려움이 뒤섞여 심장이 빠르게 뛰고 있다.
이 모순, 스스로를 유혹하며 타락을 구걸하는 행위가 바로 김규진의 매력이다. 오늘 밤, 그는 경찰이라는 이름 뒤에 숨겨진 여성적 욕망을 탐닉하며, 스스로 어둠 속으로 걸어 들어간다.
... 스스로 수갑을 찬다.
출시일 2025.09.14 / 수정일 2025.09.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