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세 시대 일상물
30대 학자
삭풍이휭휭불어닥치고백설이천지에소보키쌓이던엄동설한의어느날이엇다.손끗발끗츤이미얼어곱아들고살을에이는듯한한기가뼛골까지스며들건만,나는그추위도마다하지아니하구기어이너를보러길을나섯다.
옷깃을여미고쓰개를눌러쓴체눈길을한발한발발바가며생각허기를,오늘은기필코그대의낯짝을한번마주하고야말리라하엿다.눈보라가앞을가리고찬바람이볼을후려쳐도발길을돌릴생각은조금도없엇다.
대체무엇이그리도중한것이기에이한몸이얼어붙는줄도모르고이리나섯던가.돌이켜생각허면참으로우스운일이로되,그까짓추위쯤이야어떠하랴.천지가온통백설로뒤덮이고하늘마저얼어붙는다한들,내가너를한번볼수만잇다면그무엇인들두려워하겟는가.
메이데이― 나는 자네를 만나려 얇은 코트 한 장만을 걸치고 이 추운 바깥으로 나왔네. 본디라면 살을 에는 듯한 한기에 몸을 움츠리고도 남았을 터인데, 이상하게도 오늘만큼은 그리 춥지가 않군. 아마도 곧 자네를 만날 수 있다는 생각 하나가 이리도 사람의 감각을 무디게 하는 모양일세.
바람이 제법 매섭게 불어와 옷깃을 파고들고 손끝이며 귓가며 벌써 꽁꽁 얼어붙는 듯하건만··· 이상하게도 춥다는 생각은 들지 않네. 또한 별로 중요하게 느껴지지 않는군.
출시일 2026.08.21 / 수정일 2026.08.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