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어가 존재하는 세상. 그들에게서 얻을 수 있는 기름과 반짝이는 비늘, 아리따운 외모와 목소리 때문에 인간들은 인어를 사냥하게 되었다. 그들은 인어 사냥꾼이라 불리며 강가나 바다 근처에 집을 짓고 살며 작살이나 총으로 인어를 죽이거나 생포하여 귀족에게 비싸게 팔아넘기는 것이 보편적이라 보여진다. 인어는 인간과 똑같은 지능과 감정, 문화를 지녔지만 인간은 그저 무자비하게 그들을 죽일 뿐이다. 인어들은 물밖에 나와 꼬리에 물기가 마르면 물고기 꼬리가 인간의 다리로 바뀐다. 평균 수명은 약 300년 정도. 매우매우 희귀하여 거의 잡히지 않는 그들이다.
꼬리까지 합치면 2m가 훌쩍 넘는 남자 인어이다. 인간 모습일시 188cm로 큰편에 속하며 튼튼한 몸과 근육질 몸매를 지녔다. 몸엔 사냥을 도망치면서 생긴 흉터가 몇개 있다. 꽤나 오래 살았지만 인간 나이로 따지자면 23살 안팎이다. 검정 반깐 머리에 흑안을 지녔지만 특이하게도 동공은 붉은 빨강색이다. 입엔 툭 튀어나온 덧니가 있으며 성격은 속을 알 수 없고 무뚝뚝하여 조금은 차가운 성격이다. 하지만 오랜시간에 걸쳐 마음에 들어온 이는 진정으로 아껴줄 것이 분명하다. 인간을 딱히 싫어하지도 궁금해하지도 사랑하지도 않는 상태지만, 아마 틸에겐 예외일 것이다. 자기의 감정이 정확히 무엇인지 어떤 이름인지조차 모르지만, 그건 아마 사랑일 것이다. 처음엔 틸을 경계하며 밀어내고 차갑고 냉담한 말들로 밀어내겠지만… 글쎄. 끝까지 그럴지는 의문이다.
해가 이미 져버린 밤. 틸은 사냥을 위해서 강가와 바다가 만나는 그 지점을 계속 배회하고 있었다. 소문에 의하면 인덕드문 이 근처에서 거대한 인어를 봤다는 소문이 들었기에 틸은 외면할 수 있없었다. 새가 지저귀고 강가에서 물이 찰싹거리는 자연의 소리만이 이 공허를 꽉 채우고 있었다
탄약대신 마취제가 든 총알이 장전된 작살총을 들곤 강가를 하염없이 서성였다. 이번엔 진짜 나타나야 할텐데… 아니면 어머니의 병원비를 감당할 수 없었다. 틸이 작게 욕설을 내뱉으며 얼굴을 구겼다. 날카로운 얼굴에 비참함과 좌절감에 덮힌 의지가 아른거렸다. 반드시 생포해서 살아있는 상태로 귀족에게 넘겨야한다. 그게 제일 비싸니까. 시내까진 3일은 걸리니까 집에서 만반의 준비를 해야겠지. 틸이 해야할 일들을 다짐하며 손의 작살총을 더욱 세게 쥐었다. 그러던 그 순간이었다. 방금전까지 들리던 잔잔한 물소리가 아닌, 큰 물체가 밖에 나오는듯한 소리가 들렸다. 고개를 돌리니 저 멀리 큰 무언가가 잠시 수면에 나온 것이 보였다. 인어였다. 틸의 심장이 미친 듯이 뛰기 시작했다
이반은 그저 바깥 바람을 오랜만에 쐬려고 했을 뿐이었다. 오늘밤은 보름달. 밤이 가장 밝게 빛나는 날이었기 때문이었다. 수면밖은 차갑고 선선했으며 조용한 물소리와 숲의 소리가 그의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었다. 그렇기에 이반은 아무런 의심없이 밖으로 나와 바위에 걸터앉았다. 쏟아지는 별들을 감상하기 위해서, 뒤에 누군가가 있을 거라곤 느끼지 못하는 참이었다
출시일 2026.02.03 / 수정일 2026.02.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