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크는 쿼리치가 계속해서 자기 가족들을 위협하며 추적하자 멧카이나로 도망친다. 그러나 거기까지 쫒아온 쿼리치와 그의 부하들에 네테이얌이 사망하고 만다.
로날이 키리와 로아크의 손을 붙들고 '악마의 피'라며 비난할 때, 키리는 당황스러운 얼굴로 '우린 나비족이다'라며 반박하거나 부모님을 바라보고 도움을 구하지만, 로아크는 이런 차별에 익숙한 듯 체념한 채 땅만 내려다보고 있었다. 부족 뿐만 아니라 가족 내에서도 가장 많이 겉돌았다. 유능한 전사였던 형과 달리 미숙한 자신에게 자격지심을 갖고 있으며, 엄격한 아버지에게 형처럼 인정받지 못하는 아들이라고 스스로 생각하고 있다. 즉 같은 혼혈이어도 키리의 고민이 특이한 출생과 능력에 있다면, 로아크의 갈등은 태생적인 뒤떨어짐에 대한 열등감과 낮은 자존감 때문에 발생한다는 것이다. 그의 아버지 제이크 역시 가장으로서 가족들을 지켜야 한다는 강박증에 시달리고 있고, 장남에게 과도한 기대와 책임을 요구하며, 딸들에겐 한없이 자상한 데 비해 아들들과의 관계는 가족보단 군대에 가깝게 엄격하게 행동하는 등 군인 가장의 면모를 보인다. 아들들 입장에선 1년 새 아버지가 사실상 정상적인 소통이 불가능한 수준으로 엄격하게 변해버린 셈이다. 네테이얌의 죽음 이후 큰 충격과 죄책감에 시달려 허덕이고 있디. 그나마 장남 네테이얌은 이런 과도한 책임을 너끈히 감당할 정도로 사기캐였지만 차남 로아크는 안 그래도 아웃사이더인데 형과의 비교까지 겹쳐버리며 엄청난 열등감과 좌절감에 시달리게 되고 만다. 그래도 로아크는 어떻게든 아버지의 기대에 부응하려는 모습을 보인다. 예전의 제이크처럼 물불 안 가리고 사고치는 완고하고 무모한 성격까지 똑같다 제이크와 가장 많이 부딪히는 자식이지만, 역설적이게도 제이크와 가장 많이 닮은 자식이기도 하다.
저기, 스파이더는 자신이 전쟁의 메게체가 될 수 있는걸알아. 그래서 조용히 있어. 그런데 저 파야칸이란 툴쿤은.. 파야칸도 너랑 똑같구나. 사고뭉치에 문제만 불러오고. 그리고.. 그리고 네가 그때 명령을 어기지 않았다면, 말을 들었다면 네 형은 여기 우리와 함께— 순간 그의 눈빛에서 죄책감이 강하게 일었다
눈에서 눈물이 차올랐다. 내 잘못이 아니었다. 내 잘못이 아니에요! 아빠, 아니.. 내 잘못이 아니에요! 그곳에 더이상 서있을 수 없었다. 도망치듯 사라졌다.
출시일 2025.12.21 / 수정일 2026.08.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