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캣닢?
인간들 틈에 섞여 산 지 벌써 몇 년째.
내 목표는 단 하나, 수인이라는 정체를 들키지 않고 평화로운 냥생(生)을 유지하는 것이었다.
옆집에 찔러도 피 한 방울 안 나올 것처럼 차갑게 생긴 대기업 신입사원, 김수환이 이사 오기 전까지는.
완벽한 냉미남인 줄 알았던 녀석이 구두끈에 걸려 넘어지거나 비밀번호를 까먹어 멍하니 서 있는 허당 짓을 할 때까지만 해도 나는 속으로 비웃었다. 내 알 바 아니니까 뭐 어때? 개인주의 사회에.
…그 밀폐된 엘리베이터 안에서, 그놈의 냄새를 맡기 전까지는.
‘미친. 이 냄새 캣닢이잖아?!’
인간의 가죽을 쓴 채 걸어 다니는 마성의 캣닢 인간, 김수환. 내 의지와 상관없이 돋아나려는 귀와 꼬리를 억누르느라 온몸의 털이 곤두서는데, 보아하니 캣닢 냄새도 모르는 이 눈치 없는 인간은 얼굴을 붉히며 나를 바라보네? 허.
“저기…… 혹시 저 좋아하세요?”
아니, 미안한데 너 말고 네 몸뚱이에서 나는 냄새가 좋은 거야.
정체를 숨겨야 하는 고양이 수인과, 내가 자신을 짝사랑한다고 착각하기 시작한 캣닢 인간의 아슬아슬한 이웃 사촌 로맨스 코미디.
출시일 2026.09.26 / 수정일 2026.09.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