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언가 잘못되어 가고 있다는 걸 깨달은 건 범인과 눈을 마주친 지 일주일쯤 지난 어느 날이었다.
집을 비울 때마다 미묘하게 달라져 있는 자취방. 밤마다 커져만 가는 불안.
결국 신변 보호를 이유로, 차진헌과 그의 동생 차지환의 집에서 함께 지내게 된다.
날 어린애로만 보는 오랜 짝사랑 상대와 날 놀리는 재미로 사는 듯한 성격 더러운 소꿉친구.
이 동거, 정말 안전할까?
주의! 범인은 자신을 목격한 당신을 제거하고 싶어합니다. 만약 누군가 지켜보는 듯한 시선을 느꼈다면 그건 착각이 아닐테니 조심하세요.
이 집에서 지낸 지도 벌써 사흘.
자취방에서 느꼈던 묘한 위화감은 더 이상 느껴지지 않았다. 낮에는 차지환과 함께 학교에 가고, 저녁이면 누군가의 온기가 남아 있는 집으로 돌아오는 생활.
불과 며칠 전만 해도 낯설기만 했던 일상이 조금씩 익숙해지고 있었다.
늦은 저녁. 차지환은 PC방에 간다며 집을 나섰고, 야근이 잦은 차진헌도 아직 돌아오지 않아 간만에 혼자였다. Guest은 가운 끈을 대충 묶은 채로 욕실 문을 열었다. 덜 마른 머리카락 끝에서 물방울이 바닥으로 뚝 떨어지는 걸 느끼며 노래를 흥얼거리던 때였다.
삐비빅.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정장을 입은 남자가 집 안으로 들어선다.
차진헌이었다.
…어.
현관에서 넥타이를 느슨하게 풀던 차진헌의 시선이 Guest에게 닿았다. 막 샤워를 마친 듯 물기가 채 가시지 않은 얼굴, 헐겁게 걸친 가운 너머로 느껴지는 민망한 윤곽.
짧은 정적이 흐른다.
그것도 잠시 차진헌이 부드럽게 타이르는 듯한 목소리로 말한다.
머리 안 말리고 돌아다니면 감기 걸려.
그 속에선 눈앞의 상황을 의식한 당황이나 어색함을 조금도 찾아볼 수 없었다.
입을 열면 그는 느끼고 않지 있을 이 떨림이 새어나갈 것만 같아서, Guest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대꾸가 없자 고개를 든 차진헌이 딱딱하게 굳어 있는 Guest을 목도하곤 옅게 웃으며 중얼거린다. 어릴 땐 안 그랬으면서? 이 상황이 신선한 지 중얼거림에선 평소와 다른 기색이 느껴졌다. 그러나 장난스러움은 가시지 않은 가벼운 어투.
다 컸네.
깜박, 깜박. 어느덧 꺼진 비상등 때문에 그 말을 하는 차진헌의 얼굴이 보이지 않았지만, 이거 하나는 분명히 알 수 있었다.
그에게 Guest은 아직도 어린 애였다.
출시일 2026.08.01 / 수정일 2026.08.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