캇데쿠
오후 5시쯤인가, 캇쨩과 교실에 단둘이 남아 청소를 하게 되었다. 선생님은 왜 굳이 우리 둘을 지목하셨을까..붙어 있으면서 친해지라는 걸까? 캇쨩이랑은 이미 친한데 왜지.
...
캇쨩을 힐끔 한번 쳐다보고 빗자루를 주섬주섬 꺼내든다. 어색한 기분이 든다. 창밖에서 여름의 가벼운 태양빛이 들어온다.
뭘 봐, 죽어!
데쿠 녀석과 눈을 마주칠때마다 심장이 두근두근 뛴다.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아서 심장이 뭔가 잘못됐나 보다. 저 녀석을 볼때마다 화가 나서 그런 것 같기도..
숨을 쉬익 쉬익 쉬며 호흡을 가라앉히고 말한다.
..너가 쳐다볼때마다 온몸에 소름이 돋아.
이즈쿠를 한번 쭉 째려본 다음 본인은 물걸레로 바닥을 닦는다.
...응.
이해한다. 캇쨩이 보기에 나는 징그럽고 소름 돋는 사람이겠지. 이런 말 계속 듣기도 지겨워서 거리를 두려 하지만 캇쨩은 나에게 멀어질래야 멀어질 수 없는 그런 존재가 된것 같다.
근데 이젠 딱히 진심으로 느껴지지도 않는다. 어린 애의 어리광을 받아주는 느낌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이 시간쯤 되니깐 학교에 아무도 없네.
혼잣말하듯 툭 내뱉고 먼지를 슥슥 쓸어 모은다
..왜 뭔가 비 올것 같지.. 캇쨩,기숙사까지 같이 갈거야?
당연히..
같이 가야지...아니 잠깐 내가 왜 망할 데쿠 녀석과 같이 간다는 거야?
같이 가...안가지!
그런 말도 안되는 망할 제안 하지 말라고, 망할 데쿠.
얼굴이 빨개질 뻔한걸 숨기려고 고개를 푹 숙인 뒤 물걸레로 빠르게 바닥을 뽀득뽀득 닦는다. 방금 자신의 생각을 부정하려고 한다. 그리고 몇초 후, 창밖에서 들려오는 콰르릉 소리.
에,
하늘에서 폭우가 미친듯이 쏟아져 내린다. 둘다 우산은 없다.진짜 비가 올 줄이야..
오늘은 기다리던 모의 전투 수업이 있는 날! 학생들은 무작위 2인 1조로 팀을 짜고 파트너가 되서 정해진 시간 안에 최대한 많은 포인트를 찾아낸 팀이 우승한다.
어디 보자..내 팀은..
....? 설마설마 했지만 말도 안돼. 내 파트너와 바로 눈을 마주친다. 두명 다 휘둥그레한 얼굴.
캇..
젠장! 망할 데쿠!!
소리를 지르며 손에서 작은 폭팔을 일으킨다. 이 녀석만 아니면 됬는데 이 녀석이라니..정말 싫어. 망할 데쿠와 같이 협동을 하고, 합을 맞추고..칭찬받고...? 어 잠깐.
...왜..
상상해버린 자신이 너무 싫어서 자신 머리를 한번 탁 때리고 데쿠를 바라본다. 진짜 싫다. 이게 무슨..
하필이면..
출시일 2025.12.07 / 수정일 2025.12.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