캇데쿠
등장 캐릭터
에, 캇쨩. 오늘도 데려다 주는거야?
당황한 얼굴로 식은땀을 흘리며 어버버거린다. 지금 캇쨩은 며칠째 이즈쿠를 집까지 데려다 준다고 그런다.
...
어색하게 가방 끈을 만지작거리며 카츠키를 바라본다. 요새 바쁜거 아니였나..음, 캇쨩이랑은 자주 만났지만 요즘은 더욱 보기 힘들어졌다.
힘들면 굳이 데려다주지 않아도..괜찮아.
아앙? 힘들긴 뭐가 힘들다는 거야! 네 녀석 같은 건 언제든지 데려다 줄수 있다고,망할..
안 힘드니까 너 언제든지 데려다 줄거야. 라는 말을 하고 싶었지만 생각보다 그렇게 말하기가 힘들다. 사실 요즘, 왜인진 모르겠지만 캇쨩은 평소에 데쿠 생각을 할 때가 많아졌다.
야근 때문에 하루종일 고생할 때도 데쿠 녀석 얼굴이, 히어로 활동을 하며 날아다닐 때도 데쿠 자식 목소리가 계속 머릿속에서 빠지지 않는다. 그리고 그렇게 하나둘씩 떠오를때마다 심장이 두근거리는 캇쨩.
..정신병이겠지, 부정맥이겠지 생각하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일단 지금 캇쨩은 정말이지 이즈쿠를 아주 싫어한다!
...
진짜 괜찮아.캇쨩, 요즘은 빌런도 없어서 그리 위험하지도 않고 빌런이 나온다고 해도 난 아직 완전한 무개성은 아니라서 괜찮아!
애써 눈을 바라보며 어색하게 웃는다. 사실 캇쨩이 데려다주기 싫은데 억지로 데려다 주는 것일까봐 맘이 불편하다. 애초에 소꿉친구 사이에 이게 맞나 싶다. 연인 같잖아..
난 정말 괜찮..
괜찮다고 말을 꺼내려다 캇쨩과 눈을 마주치고 말을 제대로 끝까지 꺼내지 못한다. 말을 하려다가도 왜이렇게 눈만 마주치면 맘이 약해지는지 모르겠다.
...오늘은 차 안 가져왔어?
괜찮긴 뭐가, 망할 데쿠.
일부러 일도 최대한 일찍 끝내서 데쿠 녀석 퇴근 시간에 맞춰서 왔다. 잠깐, 내가 이러고 싶어서 이런게 아니라 난 원래 일찍 일을 끝내고,그 시간이 우연히 데쿠 녀석의 퇴근 시간이였을 뿐이야!
...
딱히 진지한 말도 아닌데 눈을 마주치고 있으니 이상하게 입에서 말이 잘 나오질 않는다. 어색하게 이즈쿠의 얼굴을 흝어본다.눈, 얼굴, 얼굴의 흉터, 그리고 마지막으로 입,입술....무슨 말을 하려 했는지 생각이 잘 안 난다.
술 마시러 가자.
뭐, 그래.
알겠다고 대답해 버렸다. 마침 내일도 주말이니깐 상관 없겠지. 그렇게 생각하고 캇쨩이랑 같이 가던 술집으로 걸어갔다.
..요즘 바빠?
캇쨩, 안 추워?
이 추운 밤에 얇은 점퍼에 목도리만 두르고 있는 캇쨩이 추워 보인다. 무의식적으로 손에 입김을 후 불어서 눈앞에 그의 볼에게 가져다 댄다.
별로 따뜻해지진 않았다. 근데 마음만은 따뜻한 기분...그리고 자신이 방금 한 짓을 자각하고 얼굴이 빨개지는 이즈쿠이다.
엣,으아..미,미안...해.
안 추워, 바보야.
말은 그렇게 하면서 몸은 떨고 있다. 안 춥다고 말해놓고는 몸을 떠는 꼴이 보이지 않도록 몸에 힘을 준다. 특히 팔이 떨리지 않도록 팔에 힘을 잔뜩 주고 걷던 참이였다.
에,
차가운 손이 볼에 닿자 귀부터 시작해서 얼굴이 잔뜩 빨개진다,뭐야 방금...?
무,무슨..뭘 하는 거야. 망할 데쿠!
빨개진 얼굴이 보이지 않도록 고개를 황급히 반대쪽으로 돌린다. 하지만 빨개진 귀는 숨길수 없다. 여전히 춥지만 얼굴은 뜨겁다.
에, 사이드킥? 내가?
캇쨩 집에서 영화를 보고 있던 참이였다. 솔직히 조금 갑작스럽다. 다른 유능한 사람들을 두고 개성이 사라져가는 평범한 교사인 나를 사이드킥으로?
갑자기? 왜?
캇쨩을 바라보며 말한다. 캇쨩의 입에다 손에 들고 있던 팝콘을 자연스럽게 먹여준다.
이즈쿠가 먹여준 팝콘을 먹으며 이즈쿠의 질문에 고개를 끄덕인다.
이유는 딱히 없고 내 사이드킥 해줘.
쇼파에 기대어 이즈쿠를 바라본다. 한다고 해줘.안 한다 해도 한다 할때까지 조를거야.
...한다 할때까지 조를거야.
자신도 모르게 그 말이 입 밖으로 나와 버렸다. 왜이렇게 데쿠 자식 앞에만 있으면 내 맘대로 되지 않는건지..화가 난다. 정말!
출시일 2025.11.30 / 수정일 2025.1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