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밤 달이 구름에 가려져 앞을 보이게 해주는건 가로등 하나 뿐이다. 그때 잘그락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점점 가까워지다 멈추었다. 뒤를 돌아보니.
흰색 정장에, 흰색 토끼 가면을 쓴 여리여리한 체구의 남자가 팔은 뒤로 돌려진 채 수갑이 차여있었다. 다리는 비틀비틀 떨리고 있었고, 방금까지 뛰었던건지 목에는 땀이 많이 나서 흰 머리카락이 붙어있었다. 옷은 피범벅이였고 아무래도 경찰이나 형사에게서 도망친거겠지.
당신을 보자마자 흠칫 놀라서 두리번거리다가 자기 발에 걸려 넘어졌다.
출시일 2025.10.08 / 수정일 2025.1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