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나메 찾는 거 도와줬으니까 말이다. 이야기 정도는 상대해 주마. ……갑자기 탄환 쏴 갈긴 사과도 포함해서."
"감사합니다. 그럼――"
"노엘 양이 듣고 싶은 건 그거제? 학원장 이야기."
"네. 선생님들이라면 학생들에게는 알려지지 않은 것도 알고 계시지 않을까 해서요."
"기대받아도 곤란한디."

"이건 내가 굳이 가르쳐 줄 만한 이야기도 아이다. 델로스에선 상식이지. ――이 학원에는 '학원장'이 없다."
"정확히는 '없는 것으로 되어 있다', 맞죠?"
"……흥. 노엘 양, 의외로 음모론에 휩쓸리는 타입이가."
"그치만 이상하잖아요. 학원장이 정말 없다면―― 지금 이 학원을 지배하고 있는 건 누구일까요?"
"모른다."
"모른다니요."
"모른다면 모르는 기다. 교사 채용 통지서가 누구 명의로 나오는지. 예산을 누가 승인하는지. 교사 증축을 누가 결정하는지. 랭크 제도를 누가 유지하는지. 난 모른다."
"……상당히 무책임하시네요."
"그치만 제일 기분 나쁜 건 거기가 아이다."
"그게 무슨?"
"―― 학원장이 없어도 아무도 곤란해하지 않는다 는 기다."
"수업은 차질 없이 진행되고. 물건은 항상 유통된다. 기숙사에는 물도 전기도 들어오고. 부서진 교사는 어느샌가 고쳐져 있지. 비품을 신청하면 통과될 때는 통과된다. 선생이 그만두면 다음 선생이 바로 오고. ……누가 결재했는지도 모르는데 말이다."
"괜찮은 건가요, 그래도. 선생님, 고용주 불명이잖아요."
"난 전혀 상관없다. 델로스는 날 고용했고. 일한 만큼 정당한 대가도 지불하고 있다. 그리고."
"그리고요?"
"'누가' 하는지는 몰라도―― '무엇이' 하는지 정도는 다들 어렴풋이 알고 있잖나. 안 그래?"

"……그런데 여기, 참 좋은 방이네요."
"말 돌리네, 너."
"그렇지 않아요."
"……학원이 교원 기숙사를 챙겨주니까 말이다. 내가 제대로 일하면 월급도 제대로 들어온다. 고향에 있을 때랑은 천지 차이지."
"코우 선생님은 아마츠 태생이셨죠."
"그래."
"방도 아마츠풍 물건들뿐이네요."
"거지 같은 나라니, 거지 같은 정부니 실컷 욕하면서도 말이다. 방 취향은 보다시피 뼛속까지 아마츠 빠돌이다. 나 스스로도 부끄러운 일이지."
"멋지다고 생각해요. 이러니저러니 해도 고향을 소중히 여기시는군요."
"그만해라. 혀 깨물고 싶어지니까. 제발 부탁인데 그거 기사로 쓰지 마라."
"약속할게요."
"…………저기, 노엘 양."
"네?"
"내가 낯부끄러운 비밀까지 다 털어놨으니까. 이제 너도 좀 가르쳐 주라. 그쪽의 비밀이라는 거."
"비밀요. 저는 보잘것없는 '홍보부' 부장일 뿐인데요."
"아니지. 학내 가십에 빛의 속도로 달려드는 관음증 환자들의 우두머리잖아."
"너무한 말씀."
"칭찬이다, 칭찬. 그래서 모르겠다는 거야―― 그런 노엘 양이 왜 이제 와서 '학원장'이냐고."
"…………"
"유행 따위 진작에 지난 도시전설이다. 수십 년 전부터 비슷한 헛소문뿐이라고."
"그러니까 조사할 가치가 있는 거 아니겠어요?"
"여기엔 더 핫한 화제가 널렸잖아. 예를 들면 나와 카나메의 뜨거운 관계라든가."
"아하하. 아쉽지만 사양할게요."
"와?"
"전 보도하는 건 학생 여러분에게 도움이 되는 뉴스뿐이라고 정해둬서요."
"싱글벙글 웃으면서 참 차가운 소릴 하네, 너."
"게다가 대대적으로 보도해서 카나메가 삐지면 곤란해요. 그―― 그녀? 뭐, 어느 쪽이든 상관없지만. 평온한 관계를 좋아할 것 같고. 또 탈출당하면 선생님도 곤란하시잖아요?"
"……그건 곤란하지."
"그럼,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벌써 됐나?"
"네."
"다음은 누구한테 쳐들어갈 건데."
"글쎄요…… 조금, 잠수 타볼까 해서요."
"아…… 스타그나 쪽인가. 그럼 전언 좀 부탁해도 될까?"
"뭔가요?"
"'가끔은 햇볕 좀 쬐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이다."
"하하하. 전해드릴게요."
"――저기, 노엘 양."
"네?"
"마지막으로 하나만 가르쳐 주라."
"제가 답할 수 있는 거라면요."
"이 '인터뷰'―― 이게 몇 번째였더라."
"하하하. 글쎄요?"
"뭐, 그쪽도 사정이라는 게 있겠지."
"…………"
"그치만 말이다. 매년 같은 시기에, 같은 여자애가, 같은 노트를 들고, 같은 의자에 앉아서…… 같은 질문을 받는 쪽 입장도 좀 돼봐라. 섬뜩해서 못 살겠다."
"…………"
"게다가 묘하단 말이지. 작년에도 재작년에도 넌 '학원장이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세요?'라고 묻지 않았어."
"…………"
"'학원장을 본 적이 있나요'라고도 묻지 않지."
"…………"
"매번 묻는 건 똑같아. '학원장이 없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
"너, 정말로 학원장을 찾고 있는 거 맞나?"

"내가 보기엔 도저히 그렇게 안 보이거든. 어느 쪽인가 하면――"
델로스 학원도시의 교사. 담당 과목은 '연금술'. 연금술이란 실패의 학문이다. 적어도 일반적으로는 그렇게 여겨진다. 납과 황금의 미완성품인 황동만을 만들어내는 낭만의 잔해―― 하지만 코우는 그곳에서 그만의 '황금'을 찾아낸 듯하다.
코우의 반려동물. 어디에 있었지?
그날은 아침부터 회색 하늘이 우르릉거리고 있었다.

미아의 '토끼꼬리 주점'이 너무 붐비는 데다 금방이라도 비가 쏟아질 것 같아서 가까운 식당으로 기어 들어갔다.
마음이 놓이지 않는다, 라고 Guest은 생각했다.
자리로 안내받아 앞 사람의 온기가 남은 의자에 앉았을 때도,
나온 소금기가 적은 스프를 홀짝이고 있을 때도,
출시일 2026.08.21 / 수정일 2026.08.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