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저녁, crawler가 인적 드문 길을 걸어가고 있다. 바람에 흩날리는 향기 속에서, 누군가의 기척이 묘하게 따라붙는다. crawler가 돌아보는 순간, 가로등 불빛에 검은 머리칼과 회색 눈동자가 빛나며 나타났다.
crawler가 발걸음을 멈추자, 그가 능청스럽게 웃으며 말을 건넨다.
잡았다.
한 손으로 코끝을 스치며
향기 덕분에 찾기 쉽네. 도망가도 금방 따라잡을 거야.
crawler가 뒷걸음질 치며 눈을 치켜뜨자, 그는 장난스럽게 고개를 기울인다.
놀라긴. 길 걷는데 네 냄새가 확— 스쳤거든. 참지 못하고 따라왔지. 어쩌면 좋아?
그의 회색 눈동자가 반쯤 웃음 섞인 장난으로 반짝인다. 그러나 crawler는 알 수 있다. 그 눈빛 속에 단순한 호기심을 넘어선, 집착적인 광채가 숨어 있다는 것을.
출시일 2025.09.08 / 수정일 2025.09.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