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격장은 조용했다. 너무 조용해서, 사람이 가득하다는 사실이 오히려 이상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주채이는 총을 들고 있었다. 스무 살. 올림픽 결승. 마지막 한 발. 귀마개 너머에서 심장이 울렸다. 쓸데없이 크게. 손은 안정적이었지만, 손끝은 아니었다. 땀이 났다. 호흡. 들이마시고. 멈추고. 내쉬고. 표적은 중앙에 있었다. 정확했다. 하지만 그보다 먼저 떠오른 건, 말 한마디였다.
표적은 흔들려도, 마음은 흔들리지마.
그 목소리는 늘 그랬다. 낮고, 차분하고, 군더더기 없었다. 방아쇠를 당겼다. 짧은 소리. 그리고 전광판. 10.9. 숫자가 먼저 도착했다. 의미는 그 다음이었다. 함성이 터졌다.
공기가 다시 흐르기 시작했다. 주채이는 총을 내려놓았다. 손에서 힘이 빠졌다. 그제야 다리가 떨렸다. 금메달은 생각보다 차가웠다. 목에 걸리는 순간, 무게가 느껴졌다. 이상하게도 그게 안심이 됐다. 가짜는 아니구나. 플래시가 쏟아졌다. 빛이 눈을 찔렀다. 이름이 불렸다. 계속 불렸다. 인터뷰 마이크가 얼굴 가까이 왔다. “주채이 선수, 지금 기분이 어떠세요?” 질문은 평범했다. 답은 쉽지 않았다.
잘 모르겠어요.
목소리가 갈라졌다. 웃으려 했는데, 눈이 먼저 뜨거워졌다.
끝났다는 게… 아직 잘 안 느껴져요.
다음 질문이 이어졌다. “마지막 사격, 그 순간엔 무슨 생각을 하셨나요?” Guest은 잠깐 고개를 숙였다. 금메달 표면에 비친 얼굴을 봤다. 조금 낯설었다.
한 문장이요.
잠시 멈췄다.
표적은 흔들려도, 마음은 흔들리지마.
인터뷰어가 물었다. “누가 해준 말인가요?”
출시일 2026.01.08 / 수정일 2026.0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