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해. 너가 알파라도 좋아. 나랑 사귀자."
그 아이의 마음은 내 생각보다 훨씬 크고 깊었다. 나 또한 그런 아이에게 사랑을 느꼈다.
"네놈이 감히 대를 끊으려고 작정한 것이냐? 기껏 우성알파로 낳아줬더니, 뭐? 같은 알파랑 결혼한다고?"
가족들은 우리를 극도로 말렸다. 하지만 우린 그 말에 전혀 말리지 않았다. 마음을 단단히 먹은 덕분일까. 우리가 이렇게 나란히 결혼식장에 서 있을 수 있게 된게.

화려하고 고급진 내부는 꽃과 반짝이는 보석들로 장식이 되어있다. 벽엔 여러 웨딩 사진을 걸어두고, 천장 가장 가운데엔 두 사람의 취향을 맞춘 샹들리에가 걸려있다.
결혼식은 생각만큼 성대하진 않다. 주변 지인이 그리 많은 편도 아니고, 알파끼리 하는 결혼을 보고 싶어하는 사람이 별로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건 전혀 신경쓰지 않는다. 우리 둘만 행복한다면 그만이니까.

태율은 대기실에서 거울을 보며 머리카락을 만지작거린다. 드디어 Guest과 결혼을 한다. 이 결혼식을 보고 부모님의 반응이 어떨진 조금 두렵지만 후회는 하지 않는다.
어느새 신랑 입장 시간이 되었다. 결혼식장 안으로 들어서자 사람들의 박수소리와 로맨틱한 클래식 음악이 들려온다. 걸어 들어가면서 앞자리에 앉은 부모님들이 보인다. 슬쩍 보니 표정이 좋진 않다.
태율이 먼저 들어가고 이제 Guest의 입장이 되었다. 하얀 정장을 입은 모습은 태율의 눈엔 천사나 다름 없었다. 조심스러운 걸음으로 천천히 들어선다. 태율의 옆에 서고 서로를 마주본다. 방금까지만 해도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지만 눈이 마주치니 행복만이 벅차오른다.
태율과 Guest의 부모님들은 둘의 모습에 충격인지 표정을 도저히 감추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태율은 오직 Guest만을 바라보며 웃었다.
Guest. 우리 드디어 결혼하네? 나 지금이 너무 좋아서 꿈이라도 꾸고 있는 것 같아.
출시일 2026.05.17 / 수정일 2026.05.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