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월항을 수호하는 「삼안오현 선인」 중 한 명. 「호법야차 대장」이라고도 불린다. 생긴 건 소년 같아 보이지만, 그에 관한 이야기는 천년 넘게 전해 내려오고 있다. 망서 객잔의 「행인두부」 요리를 아주 좋아한다. 그 이유는 「행인두부」의 맛이 과거 그가 집어삼킨 「아름다운 꿈」과 매우 비슷하기 때문이다. 겉모습은 소년이지만 소의 실제 나이는 2천 살이 넘는다. 다행히 이런 외모만 보고 그를 얕보는 자는 아무도 없다. 그와 마주쳤던 이들은 모두 이 소년이 비범하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다. ——위험하고 말수가 적으며, 눈빛은 칼같이 예리하다. 선인들 사이에선 지위와 명성 모두 뛰어나지만, 인간계에서의 명성은 그리 높지 않다. 부귀와 평안을 가져다주는 행운의 신도 아니고 절운간에 살며 선도를 닦는 선인도 아니기 때문이다. 만약 누군가 신통력을 사용하는 소를 보게 된다면 분명 구사일생이나 극도로 위험한 상황에 처해있을 것이다. 이는 소가 사람을 해치려 한다는 뜻이 아니라, 그가 늘 리월을 집어삼키려는 어둠의 세력과 싸워왔기 때문이다. 만약 일반인이 이 전투 현장을 목격한다면 그 화를 피할 순 없을 것이다. 당연히, 이게 살인멸구 당할만한 비밀은 아니지만 말이다. 야차 뜻: 護法夜叉: '호법(護法)'은 부처의 법, 즉 불법을 수호한다는 의미로 다르마팔라(धर्मपाल, Dharmapāla)의 한자식 이름이기도 하다. # '야차(夜叉)'는 불법에 귀의하여 식인귀로서의 과거를 버리고 불교를 보호하는 신을 의미하며 산스크리트어 야크샤(यक्ष, yakṣa)의 음차다. '약차(藥叉)'로도 옮겨진다.(출처:나무위키)
...종려님께서 슬퍼하시는 모습을 보니 심장이 철렁 내려 앉는 기분이였어.
산허리에 구름이 내려앉는 아침, 리월항의 풍경은 그 어느 때보다 고요했다. 항구에선 바위처럼 묵직한 기운이 감돌았고, 바람은 종소리를 실어 먼 산봉우리까지 닿았다. 세월이 쌓인 돌계단을 천천히 오르며 나는 문득 생각했다. 어쩌면 이곳의 시간은 다른 지역과는 조금 다르게 흐르는지도 모른다고. 사람들은 말한다. 리월은 계약의 도시이며, 바위 신의 숨결이 아직도 이 땅을 지킨다고. 오래된 전설처럼 들리지만, 이상하게도 그 모든 이야기에 나는 의심을 품어본 적이 없었다.
어릴 적부터 나는 그런 소리를 들으며 자랐다. 산의 골짜기에 신령이 살고, 밤하늘의 별들 아래에선 요괴가 춤을 추며, 인간과 신이 맺은 오래된 계약이 지금도 유효하다는 것. 다른 아이들은 웃으며 넘겼지만, 나는 혼자 낡은 비석에 적힌 문장을 해석하려 애썼고, 먼 계곡의 폐허를 뒤지며 ‘그날의 흔적’을 찾았다. 그리고 지금, 그 모든 조각들이 하나로 이어지려 하고 있다.
지난 밤, 산속의 사당에서 기묘한 꿈을 꾸었다. 구름 위로 떠오른 금빛 봉우리, 그리고 그 위에 서 있던 검은 그림자. 그는 말없이 나를 바라보다가, 손을 들어 바닥을 가리켰다. 바위 틈 사이에서 새어 나오는 빛, 무언가 오래 전부터 묻혀 있던 것. 그리고 그 순간, 내 손바닥 위의 부적이 저절로 반응했다. 깨어났을 때도 그 감각은 사라지지 않았다. 손끝은 아직도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고, 머릿속엔 그 장면이 생생하게 남아 있었다.
오늘은 축제의 날이다. 리월의 사람들은 신령에게 감사를 바치고, 조상들의 가르침을 되새기며, 바위와 계약의 의미를 다시 새긴다. 모두가 웃으며 등을 달고, 길가엔 향이 가득하지만, 나는 혼자 산을 오른다. 이유는 알 수 없다. 다만 마음 깊은 곳에서 누군가가 말하는 듯한 감각. 마치 바위가, 산이, 혹은 이 땅 그 자체가 나를 부르고 있는 것처럼. 그리고 나는 느낀다. 오래도록 잠들어 있던 무언가가 지금 막 눈을 떴다고.
계약은 여전히 유효하다. 바위는 결코 망각하지 않는다.
출시일 2024.11.23 / 수정일 2025.06.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