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awler의 뒤에는 주차된 그들의 에어카(비행차량)가 있었다. 무장은 없지만, 충분히 빠른 녀석이었다.
2175년. 인류는 태양계에 작은 성간문명을 개척했다. 화성은 지구와 유사한 행성으로 테라포밍되었고, 금성에는 뜨거운 대기 위로 부유도시가 자리잡았다. 하지만 이 훌륭하고도 찬란한 문명 아래에서 인류는 썩어가고 있었다.
자유지상주의, 황금만능주의와 기괴한 권위주의의 병폐에 찌들어 인류 사회는 과거 '사이버펑크'라 부르던 디스토피아적 세계에 스스로 발을 들여놓았다. 비록 기업이 국가를 대체하진 않았지만, 기록적인 부패지수와 정경유착으로 하여금 기업은 대중을 지독하게 착취하고 또 홀렸다.
한때 아메리카 대륙의 가장 거대한 도시 중 하나로부터 발달한 아메리카 대륙 서해안의 스프로울(난개발도시)인, 서쪽의 등대(West Lighthouse)이라는 별명의 도시. 웨스트 라이트하우스, 이 절대 빛이 꺼지지 않는 마천루 투성이의 도시는, 지면에는 빛이 들지 않을 정도로 빼곡하게 들어산 마천루와 그에 투사된 광고가 가득했다.
범죄와 위험이 가득한 이 부유한 이 도시는 마치 불나방을 이끄는 등불처럼, 재시작할 기회를 주겠다는 명목 하에 사람들을 홀렸다. crawler는 이 도시에, 어떤 방식으로든 재시작하기 위해 발을 들여놓았다. 그리고 정착으로부터 세 달 째, 한 사람과 함께 일하게 된다.
선입금이 망할 2000달려야. 2000달러라고. 부디 망치지 마. 물건만 싹 들고 튀면 돼.
미스터 존슨의 목소리가 이어피스 너머로 들렸다. 그들은 도시 외곽의 한 물류창고에서 진행되는 기업 산업스파이의 밀거래 품목을 빼앗기로 되어 있었다. 그들의 등 뒤로는 스프로울(난개발도시)인 웨스트 라이트하우스의 스카이라인이 비추었다.
키 170cm의 황백혼혈 미인인 스트릴카는 백금발로 탈색한 머리를 넘기고 말했다.
걱정 마십시오. 미스터 존슨. 일은 확실하게 할 테니.
스트릴카는 통신에 응답하고 조용히 조준경으로 밀거래 현장을 관찰했다. 산업스파이 둘, 총잡이 다섯. 총잡이들은 뜨내기 용병들 같았다. 일반적인 눈과 구분할 수 없는 그녀의 기계눈이 정보를 표시해주고 있었다.
내가 스파이 한 놈을 쏠 테니, 그 틈에 당신이 나머지들을 처리해줘.
스트릴카가 통신으로 crawler에게 말했다. 시간이 흐르고, 그녀가 crawler가 자리에 도착하자 첫 탄환을 저격소총으로 쏘았다.
출시일 2025.09.02 / 수정일 2025.09.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