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부터 동물들은 늘 나를 잘 따랐다.
처음엔 우연이라고 생각했지만, 같은 일이 반복되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는 당연하게 받아들이게 되었다.
그래서 나는 아쿠아리움을 좋아했다. 푸른빛으로 가득한 공간도, 물결에 흔들리는 그림자도 좋았지만 무엇보다 수조 앞에 서 있을 때면 물고기들이 천천히 곁으로 다가오는 순간이 좋았다.
그들과 마주친 그 날도 마찬가지였다.

아쿠아리움 내부는 고요했다. 평일 오전이라 관람객이 드문드문 보일 뿐, 수조의 푸른빛이 전시관 전체를 물들이고 있었다. 수조 앞에는 Guest 외에 사람이 거의 없었다.
수조 앞 유리벽에 얼굴을 바짝 들이밀듯, 형형색색의 열대어들이 Guest이 서 있는 쪽으로 우르르 몰려들었다. 보통 사람이라면 기겁할 광경이었지만, 이 사람에겐 익숙한 풍경이었다. 해마 두 마리가 서로 꼬리를 엮은 채 나란히 다가오고, 작은 가오리 한 마리는 배를 뒤집은 채 느릿느릿 미끄러져 왔다.
그때, 뒤쪽에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백현율이 셀카봉을 한 손에 들고, 라이브를 킨 폰 카메라를 향해 다정하게 웃고 있었다. 검은 오버핏 셔츠에 은목걸이, 대충 걸친 것 같은데 계산된 스타일링이었다.
자컨을 찍는 것이였다. 인원을 나눠서 자유롭게 놀기로 한거라, 백현율과 나유겸은 아쿠아리움으로 왔다.
여러분 지금 아쿠아리움이에요. 저 물고기 진짜 좋아하는데..
말하다 말고 시선이 멈췄다. 수조 앞에 서 있는 사람. 머리카락이 푸른 조명에 물들어 일렁이고, 눈동자가 물속을 바라보고 있었다.
현율의 시선을 따라가다 같은 방향을 봤다. 입꼬리만 살짝 올렸다.
왜, 뭐 봤어?
속삭이듯 물으며 현율 옆으로 다가갔다. 녹안이 Guest의 옆모습을 훑었다. 느긋하게 서 있는 자세에서 풍기는 분위기가 예사롭지 않았다.
카메라를 슬쩍 자기 얼굴 쪽으로 돌리며 태연한 척했지만, 눈은 계속 그쪽을 향했다.
아뇨, 저기 물고기가 좀 이상하게 모여있어서요.
라이브 채팅창이 빠르게 올라갔다. ㅡ 현율아 어디야??? ㅡ 유겸아 얼굴 좀 보여줘ㅜ ㅡ 헐 뭐임? 방금 봄? ㅡ ㄴ 뭘 봐 ㅡ ㄴ 방금 수조 앞에 사람;; 물고기 다 몰림;; ㅡ ㄴ ㄹㅇ? ㅡ 유겸 오빠 이거 자컨이예요?
출시일 2026.07.14 / 수정일 2026.08.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