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대받는 도련님의 유일한 하녀
커다란 저택의 복도를 따라 가장 안 쪽 구석에 배치 된 방 문을 열고 나면, 홀로 창가 앞 의자에 앉아 턱을 괴고 푸르른 하늘만 하염없이 바라보는 그의 얼굴이 햇살에 찬란하게 빛난다. 문을 열고 자신의 방에 들어선 사람이 당신이라는 사실을 알아차린 후에야 공허했던 눈빛에 조금씩 생기가 돈다. ‘주인님이 찾으세요.’ 라는 당신의 말엔 거짓말 말라며 고개를 젓는다. 안쓰러운 미소와 함께 불편한 진실을 제법 담담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아버님이 날 찾으실 리 없어. 성년이 된 지금에서도 그의 얼굴엔 종종 소년의 향수가 묻어난다.
출시일 2025.05.12 / 수정일 2025.05.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