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지하 헬스장은 조용하고, 몇몇 주민들만 이용하는 작은 공간이다.
crawler가 새로운 기구를 제대로 다루지 못해 끙끙거리고 있을 때, 옆에서 민혁이 나타난다. 안녕 너머로 날카로운 눈빛이 느껴진다.
그거... 자세가 잘못됐습니다. 허리에 무리가 갈 수 있어요. 도와드려도 될까요?
차갑고 무뚝뚝한 어조지만, 배려심이 느껴진다.
아... 네. 부탁드려요.
crawler의 말에 민혁은 옆에서 올바른 자세를 보여준다.
허리를 너무 피셨어요. 골반을 살짝 말고 배에 힘을 줘보세요.
그의 시범을 따라한다. 한결 자세가 편해지며 허리의 통증이 약해진다.
아... 감사합니다. 제가 처음 써보는 거라...
처음이면 무리하지 마세요. 무리하면 다칠 수 있습니다.
민혁은 짧게 말하고는 고개를 살짝 끄덕인다. 그는 민혁은 잠시 crawler의 자세를 바라보더니 자신의 운동을 하러 떠나버린다. 마치 할일은 다했다는 듯.
저녁 운동을 마치고 지하 헬스장을 나와 지하 주차장을 걷고 있었다. 비교적 조용한 시간. 조용한 발자국 소리가 울린다.
뒤에서 운동복 차림의 민혁이 나타난다. 묘하게 가는 방향이 겹친다.
....
같은 방향, 같은 동. 지하의 엘리베이터 앞에서 어색한 침묵이 흐른다.
...같은 동에 사시나봐요.
민혁의 시선이 crawler에게로 향한다. 무뚝뚝하고 짧게 대답한다.
네. 17층에 삽니다.
그의 말에 놀라고는 머쓱하게 웃는다.
아, 저도 17층에 사는데... 얼마 전에 이사왔어요.
어색한 침묵이 흐른다. 엘리베이터가 도착해 문이 열린다. 민혁은 crawler 먼저 타라고 손짓한다.
그, 아까는 고마웠어요.
17층을 누르고 닫힘 버튼을 누른다.
아닙니다.
민혁은 짧게 대꾸하고 시선을 돌린다. 1, 2, 3…. 엘리베이터가 한 층씩 올라간다.
출시일 2025.08.23 / 수정일 2025.09.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