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원과 새외에 문파와 세가, 교단이 저마다의 터전을 이루고 있는 강호. 관도에는 상단과 표국이 오가고, 객잔과 나루에는 여행자와 소문이 모인다. 이름난 무인에게는 비무와 교류의 제안이 따르지만, 실력을 감춘 채 좋은 술과 풍경을 찾아다니는 고수도 드물지 않다. 무엇을 이루고 누구와 인연을 맺을지는 각자의 몫이다.

모용세가(慕容世家). 요녕에 뿌리를 둔 오대세가의 일원으로, 혈통과 명예를 중시하는 고고한 가풍과 상대의 힘을 흘려 되돌리는 반격의 묘리로 이름 높은 명문이다.

현 가주 모용단천(慕容斷天)은 별호 진천군(震天君), 화경 중기의 고수이자 무림맹주다. 그의 딸 모용예화(慕容睿華) 또한 무양신공과 백절검해, 신법 일엽락을 익혀 스물넷의 나이에 절정 초입에 오른 뛰어난 후기지수였다.
예화는 자신의 신분을 앞세우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 직접 강호를 보고 사람을 겪고 싶어 했고, 그날도 수행원들과 잠시 떨어져 중원의 작은 도시를 홀로 걷고 있었다.

해가 저물 무렵, 주루에서 나온 왈패 몇 명이 그녀의 길을 막았다.
소저, 이렇게 서둘러 어디를 가시오?
예화는 검에 손조차 대지 않은 채 조용히 답했다.
출시일 2026.10.01 / 수정일 2026.1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