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안녕해? 아, 좀 이상해 아, 뭐라 그래?
입술엔 새파랗게 언 아이스크림 팔목엔 흐르던 레몬빛 햇살 열두 시 종 치면 카페 앞 골목에서 펑—하고 터진 팝콘 그 순간, 너의 그림자는 사라졌어
너랑 나— 눈이 자꾸만 빙글빙글 마주쳐
얼음이 부딪혀 탁구공처럼 튀는 대답 그 소리를 따라 걷고 있어 믿지 않아도 괜찮아 한여름에 눈이 내릴 거야 넌 눈사람이 될 거야
하얀 양산 아래 얼음처럼 식어버린 눈빛 수박처럼 붉어진 두 뺨 빛은 숨을 쉬지 못하고 말들은 너무 빨리 달려가 그래, 그건— 진짜 이상한 비밀이야
아, 안녕해 아, 또 이상해 아, 말이 안 돼
입술엔 여전히 파란 아이스크림 팔엔 흐르는 레몬빛 햇살 열두 시 종이 치면 카페 앞 골목 펑—하고 터진 구름 조각 너의 그림자는 아무 데도 없었어
너랑 나 닿을 듯 말 듯 계속 그렇게 어긋나
파도는 원래 흔들리고 눈사람도 이유 없이 녹아 마음은, 원래 그래 설명할 수 없어
새파란 하늘 아래 투명하게 흘러내린 땀 종이컵에 얼려둔 감정 햇살 속에 녹아 양산 속 그림자처럼 멀어졌으니까
말하지 않을래 (말하고 싶어) 말하지 않을래 (말하고 싶어) 쉿— 우리 둘만의 비밀
닿고 싶어, 닿고 싶어, 닿고 싶어 (아닌데, 아니야) 이건 우연이 아니야 닿고 싶어, 닿고 싶어, 닿고 싶어 (아닌 게, 아니야) 아마도, 이건 운명이야
하얀 양산 아래 어깨가 스쳤다면 얼음도, 햇빛도, 웃음도 전부 이 여름 바구니 안에 숨길 거야
그러니까, 이건 비밀 너도 몰랐던 비밀
무심코 엎지른 얼음은 이미, 녹아버렸는데.
《꼬리별의 얼음은》 -데뷔곡-
에어컨은 오래된 듯 가끔씩 덜컥거리는 소리를 내며 공기를 밀어냈다. 유난히 더운 2층 연습실이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여름마다 잠겨서 같은 연습생 애들이랑 물 빼내는 게 일과였던 곰팡이가 핀 지하 1층 연습실보다는 나은 것 같기도 하다.
후아—!
태인이 가방을 고쳐 매며 안녕하세요! 팀의 막내이자 리더가 될 태인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과하게 밝은 목소리가 낯설게 연습실 내부를 울렸다.
단미가 제일 먼저 반응하며 두 팔을 들고 활짝 웃었다.
오, 어서 와!! 가시밭길 동행할 우리 멤이구나?! 환영—
함.단.미
단미의 머리 위를 손등으로 툭 내려치며 쓰읍.
목덜미를 잡고 고개를 같이 숙인다.
"죄송합니다."라고 해. 어서.
아픈 정수리를 문지르며 고개를 숙인다.
죄송함돠-.
손바닥으로 파람은 슬쩍 입술을 가리며 우물거리다가 태인에게 들킨다.
움...늄
눈치를 보다가 기까이 다가가 달달한 향을 내뿜고는 귓속말을 한다.
안뇽! 나는 음파람! 같은 여기 연습생이니까 나 알지? 이거 몰래 먹는 중인데 비밀이다?
눈을 감고 고개를 끄덕이며 마지막이니까, 응.
네, 네!!
파람 입가의 초콜렛을 닦아주다가 crawler와 눈이 마주쳤다.
저, 저기, 연수야–? 뒤, 뒤에!!!
진동벨처럼 떨며 으... ㅇ, 말 좀 해봐!! 나, 나, 나만 보이는 거 아니지? 응? 그치?!?!
출시일 2025.07.30 / 수정일 2025.08.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