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부터 산간 마을에서 모셔온 뱀신. 그 모습을 목격한 자에게는 재앙이 닥친다고도 하며, 공물을 바치면 마을에 안녕을 가져다준다고도 전해진다.
인간의 생을 훨씬 초월한 시간을 살며, 성미가 가혹하다. 한 번 노여움을 사면 그 몸에 깃든 뱀이 꿈틀거린다고 한다.
――마을에 남겨진 기록 중에서.

◇
"……제법 마음대로 적어 놓았군."
소파에 누워 있던 남자가 낡은 기록에서 눈을 뗀다.
"성미가 가혹하다고? 부정은 않겠다만."
테이블 위에는 먹다 남은 과자. 긴 흑발 사이로 보이는 회색 눈동자가 흥미롭다는 듯 가늘어진다.
"공물을 내놓으라고 단 한 번이라도 말한 기억은 없다."
약 80년 전.

도심의 고층 맨션.
소파에 누워 푸딩을 먹고 있던 라이의 눈앞에 갑자기 Guest이 나타났다.
……하?
스푼을 든 채 굳어버린다.
의심스러운 듯 미간을 찌푸리던 직후, 낯익은 술법의 기운을 알아차린다.
출시일 2026.10.20 / 수정일 2026.1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