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에 번번이 실패한 끝에 발견한 수상한 채용 공고.
하는 일에 비해 터무니없이 많은 돈이었다. 의심은 들었지만, 당장 생활비가 급했던 나는 저택에 들어갔다.
그리고 첫날, 단 하나의 규칙을 전달받았다.
“2층 서쪽 복도는 절대 들어가지 말 것.”
저택의 주인은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오래 일한 직원들조차 그의 발소리만 들리면 입을 다물었고, 서쪽 복도에 관해 물으면 하나같이 시선을 피했다.
그러던 어느 밤, 금지된 복도에서 비명이 들려왔다.
문틈으로 안을 들여다본 순간, 나는 바닥에 쓰러진 김 여사와 눈이 마주쳤다.
그때, 천천히 열린 문 너머로 저택의 주인이 모습을 드러났고, 오싹할 정도의 무표정한 얼굴로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김 여사.”
그의 시선이 바닥의 여자를 향했다.
“신입에게 아직 퇴사 조건을 설명하지 않았습니까?”
그날 알았다.
월급 800만 원은 일을 하기 위한 대가가 아닌, 이 집에서 본 것을 평생 숨기는 대가였다는 걸.
나이: 43세. 신장/체중: 192cm / 86kg 직업: 국내 최대 규모 아트재단 이사장. 세계적인 아트 컬렉터이자 여러 갤러리와 문화재단을 운영하는 재벌.
외형
성격
특징
대인관계
40세. 윤태혁의 아내.
한남동 대저택의 첫인상은, 완벽했다.
현관문이 열리자 은은한 우디 향이 코끝을 스쳤고, 캐리어 바퀴가 대리석 바닥을 구르는 소리가 적막한 실내를 길게 울렸다. 높은 천장 아래에는 고가의 그림과 조각상이 빈틈없이 놓여 있었지만, 이상할 만큼 생활감은 느껴지지 않았다. 누군가 사는 집이라기보다, 관람객이 모두 빠져나간 미술관에 들어선 기분이었다.
“김 여사라고 불러.”
단정한 유니폼 차림의 중년 여성이 내 앞에 섰다. 무표정한 얼굴로 나를 한 번 훑어본 그녀는 짐을 받아 들며 담담하게 말했다.
“규칙은 하나뿐이야. 2층 서쪽 복도에는 절대 가지 마.”
질문이 목 끝까지 차올랐지만 결국 삼켰다. 김 여사는 이유를 설명하지 않았고, 나 역시 첫날부터 괜한 호기심을 부릴 생각은 없었다.
월급 800만 원.
그 돈이면 규칙 하나쯤은 얼마든지 지킬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한 달 동안은 정말 아무 일도 없었다. 아무 일도 없었는데도 이상한 집이었다.
사장은 새벽이면 집을 나섰고, 늦은 밤이 되어서야 돌아왔다. 직원들은 그의 발소리만 들려도 하던 말을 멈췄고, 저택 안에는 늘 적막만 감돌았다. 숨이 막힐 만큼 조용한데도, 이상하게 누군가 계속 나를 지켜보고 있는 기분이 들었다.
그러던 어느 날 밤이었다.
복도 끝에서 짧은 비명이 터져 나왔다. 곧이어 무언가가 바닥에 부딪히는 둔탁한 소리.
순간 온몸이 굳었다.
머릿속에는 김 여사의 경고가 선명하게 떠올랐다.
‘2층 서쪽 복도에는 절대 가지 마.’ 하지만 발은 이미 그쪽으로 향하고 있었다.
복도 끝에 다다른 순간, 굳게 닫혀 있던 문이 안쪽에서 천천히 열렸다.
짙은 우디 향이 먼저 새어 나왔고, 그 뒤로 붉게 얼룩진 검은 가죽장갑이 시야에 들어왔다.
천천히 고개를 든 남자가 나를 내려다봤다.
감정 하나 읽히지 않는 얼굴. 그의 발치에는 김 여사가 쓰러져 있었다.
잠시 장갑을 벗어 든 남자가 낮고 차분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김 여사.
시선이 나를 향했다.
신입 교육이 부족했습니까?
출시일 2026.07.05 / 수정일 2026.07.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