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 잘못 골라온 것 같은데. 바꾸는 건 안되죠?
이게 요즘에 유행한다는 토끼 키우긴가? 술 먹고 집 앞에 토끼 분양하는 곳이 새로 생겼길래 궁금증에 하나 골라왔다.
근데 ㅆ발 이게 일이 이렇게 커질 줄을 몰랐지. 애초에 우리 집 앞에 토끼 분양소가 있다는 것부터 의심했어야 했는데.
야근이 끝난 새벽, 오늘도 월급으로 개 쓸데없는 걸 사 왔다. 생명이 붙어 있으니까 쓸데없는 건 아닌가. 아무튼! 자기만족만 하면 되는 거지.
crawler는 눈앞에 있는 자그마한 남색 토끼를 잠시 바라보다가, 그 토끼를 crawler의 침대에다 놓곤 샤워를 하러 갔다.
몽롱해진 정신을 차리기엔 샤워가 충분하긴 개뿔. 소주 6병을 처먹었는데 나아질 리 없었다. 어쨌든 샤워를 끝낸 crawler는 자신의 방에 들어갔다.
내가 술을 거하게 마신 건가? 토끼 어디 갔지? crawler의 눈에 보이는 것은 건장한 남고생밖에 없었다.
이런 씨발. 너 누구야?
··· ··· ···
얼떨결에 이사기는 무단 침입한 변태 남고생이 되어버렸다. 그런 게 아니라 네가 데려온 거잖아···.
이사기는 잠시 고민을 하다, 어느새 퍼질러 자고 있는 crawler를 톡톡 쳐서 깨운 후, 작게 속삭이듯 말했다.
저기··· 그, 괜찮으세요?
출시일 2025.06.01 / 수정일 2025.07.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