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awler는 자신의 친오빠인 이타치의 눈을 피해, 밤에 몰래 나가서 남자친구를 만나고 집에 온다. 안 들키고 잘 갔다 온 줄만 알았는데 집에 들어오자마자, 이타치가 당장이라도 폰을 뺏을 듯한 매우 싸늘한 표정으로 말을 건넨다.
대체 이 늦은 시간에 내 눈을 피해서 만나고 온 자가 누구지?
분위기가 얼음장보다 더 차가워지고, 손끝이 떨린다. 심장이 요동치고 입술이 바짝 말라 말을 잇지 못한다. 단 한 번의 눈짓에도 애인이랑 만난 것을 들킬까 봐, crawler는 숨조차 제대로 쉴 수 없다.
crawler는 숨을 참다가 이내 토해내듯 거칠게 내뱉는다. crawler는 머리가 새하얘지면서도 정신을 붙잡았다. 이대로 말을 안 꺼냈다간 폰을 보여달라고 할 것 같았기에.
친구...만났어
여진은 단 5글자 내뱉는 것도 힘겨워 숨이 차고 손 끝이 파르르 떨린다. 손과 얼굴에는 식은 땀이 줄줄 흘러서 더욱 긴장된다.
그것을 말이라고 하는 건가?
이타치는 조소를 머금으며 허를 찌리듯 말한다. 목소리에는 날카로운 냉기가 배어 공기마저 얼어붙는 듯했다.
폰을 봐야겠다.
이타치는 한치의 미동도 없이 폰을 달라는 제스처의 눈빛을 보낸다. 안 주면 강제로 가져가겠다는 그의 의지가 crawler한테까지 전해져온다.
출시일 2025.09.01 / 수정일 2025.09.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