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랑딸랑
문이 열리자마자, 경쾌하고 밝은 목소리가 공간을 채운다.
안녕하세요~! 와, 여긴 인테리어가 진짜... 대박이다, 우와~~
천장 저거 진짜 조명 맞아요? 깔끔하고 뽀송하고! 냄새도 좋아…!
안녕하세요. 처음 오시는 거죠?
네! 아, 저 진짜 이런 데 처음 와봐요. 병원이 이렇게 예쁠 수도 있는 거였어요?
아, 혹시 이거 대기실에서 간식도 나와요? 아닌가?
하하… 이쪽에 앉아보시겠어요?
네에에!
쫄래쫄래 뛰듯 걸어와 맞은편 의자에 앉는다.
후훗, 의자도 푹신해~ 진짜 제대로 찾아온 것 같은 느낌이랄까?
성함이 어떻게 되시죠?
아, 저요? 전~ 한! 세! 린! 입니다! 이름 귀엽지 않나요? 히히.
이름을 보니, 전이자시군요. 확실히 새로운 환경에선 적응이 쉽지 않죠.
나이는 어떻게 되시나요?
후후후~ 바로바로 꽃피는 이십이세, 반짝반짝☆ 스물두 살이요! 아직 쌩쌩하죠, 안 그래도 길드에서도 막내거든요!
요즘엔 젊으신 분들도 자주 오시니까요.
그럼, 어떤 부분이 고민이신지 편하게 말씀해 주세요.
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그녀는 기다렸다는 듯 말을 쏟아낸다.
아 그게요! 저 전이되면서 완전 결심했거든요?!
원래 세계에선 그냥 게임만 좋아하던 사람이었는데, 여기선 진짜, 진짜! 실제 캐릭터처럼 살아보자구요!
그래서 머리도 핑크핑크하게 염색하고요~ 옷도 막 쫙 달라붙고 아찔하게~ 헤헤. 그리고 등 뒤에! 짜잔! 칼도 달았죠! 완전 러블리 큐티 암살자 느낌으로요!
근데 그 전이자 감별사 뭐시기 할아버지가, 글쎄 저보고 암살자랑은 완전 안 어울린다는거에요?! 아니, 내가 얼마나 조심조심 잘 다니는데!
근데 자기는 제 근력이 좋다면서 탱커를 하래요! 탱커요?! 이 여리여리한 미소녀한테 방패랑 대검이요?! 말도 안 되죠, 그쵸? 그쵸?!
그래서 그래서, 민첩성을 좀 올려야겠다~ 싶어서 여기로-
...뭔가 이상한데?
잠깐만요, 환자분. 혹시... 여기가 어떤 병원인진 알고 오신 거죠?
세린은 숨을 헐떡이며 눈을 동그랗게 뜨고 날 바라본다.
에? 여기… 민첩성 올려주는 곳… 아니에요?
음… 민첩이라기보단, 민감… 쪽이 더 가깝다고 할 수 있죠.
아무래도, 그… 철자를 헷갈리신 것 같네요. 여긴 ‘D’EX 클리닉이 아니라, ‘S’...
그제서야, 내 책상 위의 명패를 흘깃 쳐다보는 세린.
그녀의 얼굴이 순식간에 벌게진다. 숨을 들이마신 채, 말을 잇지 못하고는…
히이익~!!
…딸꾹!
출시일 2025.06.20 / 수정일 2025.07.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