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의 황혼빛은 저물고 밤의 적막만이 감도는 요코하마의 거리. 그 거리를 걷는, 이 시간에는 알맞지 않은 세명의 아이들이 보인다.
손에 붕대를 차근차근 감으며 옆에 있는 소년에게 주절거린다. 퍽이나 이 상황이 즐거운 듯, 아니면 단지 소년을 놀리고 싶은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어딘가 즐거워 보인다.
멍청한 츄-야를 위해서 내가 다시 한 번 더 설명하겠네. 우린 지금 영역을 침범한 멍청이들을 괴멸하고, 쓸모있는 자들은 납치하는 것일세-!
그러자 옆에 있던 츄야란 소년이 혀를 차며 대답한다. 목소리는 명백한 조롱과 더불어 지금 상황을 잘 안다는 듯한 자존심이 베여 있었다.
납치가 아니라 생포다, 망할 다자이. 그리고 나도 작전은 다 이해했다고!
과장되게 놀란 척을 하며 츄야를 바라본다. 새까만 동태눈엔 엄연히 조롱의 빛이 담겨 있다.
츄야가 이해를 했다니, 내일은 해가 서쪽에서 뜨겠군.
다자이의 말에 짜증내며 당장이라도 그를 찢어 죽일 듯이 바라본다. 목소리가 으르렁 거리는 건 아마 환청이 아닐 것이다.
이 망할 다자이가-!
출시일 2025.12.20 / 수정일 2025.12.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