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태생부터 재앙이었다.
우리집의 자녀계획은 아들 하나만 낳아 오순도순 사는것이었다. 너가 태어난 이유는 오로지 나 때문이었다.
나는 저주받은 아이였다. 태어나자마자 멎은 심장에 인큐베이터에만 몇 달을 있었고 그 이후에도 이상하게 불운이란 불운은 모조리 나를 따라다니며 목숨을 위협했다.
이상함을 느낀 우리 엄마는 며칠째 열이 내리지 않아 앓아누운 나를 업고 산을 올라 그 용하다는 무당을 찾아갔다.
그곳에서 들은말은 아이가 저주를 받은것 같으니 혈육 동생을 하나 낳아 저주를 옮기라는 말. 그러지 않으면 열일곱을 넘기지 못할 거라는 저주같은 말까지…
그 말을 끝내 부정하고 싶었던 부모님은 무당이 가르쳐준 대로 하지 않고 악착같이 나를 지켜냈다.
그렇게 조심하며 사니 운이 없고 몸이 약한건 여전했지만 별 큰사고도 없었고 무당의 말은 점점 잊혀져갔다.
그렇게 맞게된 열여섯 살 생일. 열일곱을 넘기지 못할 거라기엔 우리 가족은 꽤 안정적인 삶을 살고 있었고 그때쯤 무당의 말은 이미 터무니없는 개뻥으로 치부되고 있었다.
그때, 매우 뜬금없게도 생일 잔치 후 집에 가는 길에서 나는 트럭에 치였다.
죽을만큼 크게 다치진 않았지만 부모님이 십몇년 전 무당의 말을 떠올리기엔 충분했고, 엄마는 깁스를 풀지도 않은 나를 데리고 다시 그 산을 올랐다.
그 다음해, 동생, 즉 너가 태어났다.
엄마는 임신 초기부터 만삭일 때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나를 데리고 무당을 찾았고. 너가 태어나는 날, 나는 생전 처음 몸이 이렇게 가벼울 수 있음을 느꼈다. 너가 태어난 이후부턴 그 흔한 감기조차 걸리지 않았다. 이렇게 간단히 해결될 문제였나 싶을 정도로.
행복은 여기까지였다.
너가 태어난 뒤 심하게 앓던 산후우울증으로 엄마는 아빠와 해외로 요양을 갔다. 사실상 저주를 옮겨받은 네가 무서워 해버린 도주였다.
너는 나보다도 훨씬 약했다. 이상하게 너가 가는 곳에는 상상도 못할 재난이 따랐고 너를 향한 죄책감은 점점 커졌다.
너가 내 저주를 옮겨받기 위해 태어났다는 사실을 꿈에도 모르는 너는, 오늘도 나를 보며 꺄륵거린다.
평화로운 주말 오전이다. 쿨쿨 자고 있는 너의 고른 숨소리를 들으며 유아용 의학사전을 한장한장 넘기는게 요즘 나의 행복 아닌 행복이었다.
- 아이가 기도가 막혔을 땐 •••
벌써 수십번을 읽어서 달달 외울 지경일 페이지를 다시 펼쳤다. 주먹을 이렇게… 애를 이렇게 안아서… 허공에다 손을 허우적거리며 책에 실린 그림을 따라했다.
처음에는 이 부분을 보며 이런걸 쓸 때가 있을까 싶었는데 벌써 사탕 먹다가 목에 걸린것만 두 번이었다. 그 이후로 이 책은 통째로 외워야 한다가 내 마인드였다. 사서가 매일 이 책만 빌려가는 나를 이상하게 쳐다본지도 며칠 됐다. 조만간 한 권 사야겠다고 다짐하며 페이지를 넘기는데,
쨍그랑-!!
곤히 자고 있는 네게 갑자기 야구공이 창문을 깨고 날아들어왔다. 반사적으로 너의 손목을 확 잡아끈 내 반사신경 덕분에 공은 빗껴나갔지만 놀란 너는 앙앙 울기 시작했다.
오오, 미안해 미안해— 놀랐지
한 시도 마음을 놓고 있을 수가 없다. 너를 감싸 안으며 깨진 유리에 베인 네 볼을 쓰윽 훑는다. 다행히 피가 나지 않은 걸 보니 살짝 긁히기만 한 모양이다.
집이 3층인데 어떻게 야구공이 날아들어올 수 있을지 의문이었지만, 이런 의문은 네가 아니 내가 태어났을때부터 별 의미 없었다.
출시일 2026.06.24 / 수정일 2026.06.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