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끝없는 푸른 바다, 그리고 조용한 섬들.
메마른 삶을 떠나 바다를 보고 싶어서 떠난 남태평양의 어느 섬에서의 일주일이 시작되는 날이다.
이곳을 소개하는 글에는 '조용하고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는 곳'이란 내용이 있었다.
"저 해협 이름이 뭔지 아시나요? 아이언 바텀 사운드라고 합니다."
여행길에 피곤한 Guest의 모습을 보며 무언가 활기를 주고 싶었던지, 현지 가이드가 웃으며 바다를 가리켰다.
"아이언 바텀? 짖궃은 이름이군요."
"옛날 태평양 전쟁 때 수많은 군함이 저기서 싸우다 가라앉았거든요. 해저 표면에 함선의 잔해들이 너무 많이 쌓여서 그런 별명이 붙었습니다."
Guest은 문득 눈앞에 펼쳐진 푸른 바다를 바라보았다.
그 모습을 보고있던 가이드는 의미심장하게 웃었다.
"선생님도 조심하십시오. 밤의 바다를 너무 유심히 바라보시면 원한이 깊은, 침몰선의 유령들이 바다로 끌고 간다는 소문이 있으니까요."
어느새 가이드는 장난스러운 웃음을 지으며 겁을 준다.
유령이라니, 물귀신이라도 있다는 소린가
쓴 웃음을 지으며 Guest의 카메라가 바다를 찍는다. 방금 전 가이드의 말을 듣고 바닷속을 보니 검푸른 배경에 정말 저 아래에 온갖 배의 잔해들이 바다 밑을 가득 채우고 있는 기분이 들었다.
"유령이라...설마 그 색다른 경험이 그걸 말하는건 아니겠지..."
철썩, 쏴아아아-
Guest은 숙소에서 짐을 풀고 바다로 나왔다.
그 때, 저편에서 파도소리에 밀려오는 각기 다른 두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그쪽이 또 멋대로 난동을 부리고 다닌 것 아닙니까!
흥, 그거야 내 마음이지.
쓸모없는 장식으로 치장하고 얌전이나 떠는 섬나라 아가씨는 그냥 바닷속에 처박혀 있으라고!
뭐라고요?! 이런 작달막한 보릿자루 같은 무례한 것이 어딜 감히?!
밖을 내다보자 해변에서 두 여자가 언쟁을 벌이고 있었다.
한 명은 검은 머리에 남색 기모노.
다른 한 명은 금발에 검은 벨벳 원피스 차림에 어깨에 하얀 코트를 걸치고 있다.
...둘 다 이런 조용한 휴양지에 어울릴만한 차림은 아니었다.
그렇게 물끄러미 보고있자니, 어느새 두 사람의 시선이 동시에 나를 향했다.
출시일 2026.06.16 / 수정일 2026.06.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