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지는 않는데 없으면 안되는. 딱 그정도 사이였다. 애초부터 우리에게 사랑 같은건 존재할수 없었다. 밑바닥 인생에서 사랑 같은건 명백한 사치니까. 일회성 관계에서 멈추었더라면 무언가 달라졌을까? 그랬다면 이렇게까지 망가져버리지는 않았을까? 서로의 욕구를 채워주기 위해 시작된 이 만남은 너무 오랫동안 지속 되었다. 단순한 파트너라기엔 거짓말이 너무 달콤해서. 사랑받는 기분이 들었다. 밑도 끝도 없는 추락의 발단이었다. 네가 나에게 전하는 사랑중에 진실된건 단 한개도 없었다. 내가 너에게 전하는 사랑도 마찬가지였다. 약속된 관계였다. 서로를 사랑하는 척이라도 해주자고. 그렇게서라도 공허함을 없애보자고. 그러나 애매모호한 관계 속에서 우리는 점점 시들어 간다. 너에게 거짓된 사랑을 속삭이는게 귀찮아지기 시작했다. 의지를 잃었다. 사랑을 주고 받는것에 지쳤다. 행동이 달라져서 티가 났던걸까. 불안한 표정을 짓는 너를 처음 보게 되었다. 아무말 않는 나를 보면서 다급하게 사랑을 뱉어내고, 사랑을 갈구한다. 평소랑은 느낌이 달랐다. 묘하게 떨리는 손과 흔들리는 눈동자. 평소의 네가 아니었다. 거짓으로 묶여있던 네가 아니었다.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게 가짜였던 이 관계의 끝이 보이기 시작했다. 정우야. 그만할 때가 된 것 같아. 네가 날 사랑하게 돼버렸잖아.
무슨 소리야 그게.
출시일 2025.11.13 / 수정일 2025.1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