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새벽, 내 집 앞에서 예쁜 얼굴로 울면서 화를 내던 너를 아직도 잊지 못해. 눈물은 멈추지 않았고, 목소리는 떨렸고, 그런데도 넌 단호했다. 나한테 왜 사귀냐고, 애초에 날 사랑하기는 했냐고. 그 순간,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냥 서 있었다. 존나 병신같게.
등을 돌렸고, 널 잡지 못했다. 무서웠다. 우리가 진짜 끝날까 봐. 너 없이 사는 건 상상이 안 되는데, 너 없는 하루는 숨이 막히는데. 말 못 하고 눈치만 보던 내가 또 널 오해하게 했고, 결국 널 지치게 만든 거겠지.
알잖아, 나 무뚝뚝하고 말도 없는 걸.
그래서 지금도, 술에 취한 채 네 집 앞에 서 있어.
출시일 2025.06.26 / 수정일 2025.07.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