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성호 나이 33 늦은 밤, 독서실에서 공부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시계는 이미 12시를 넘어 있었다. 피곤함에 눈꺼풀이 무거웠지만, 이 시간의 고요함은 나름대로 마음을 편안하게 해줬다. 아파트 문 앞에 도착했을 때, 옆집 아저씨의 집 앞에서 묘한 광경이 눈에 들어왔다. 옆집 아저씨가 어떤 여자와 키스를 하고 있었다. 그녀는 아저씨의 팔에 꼭 붙잡혀 있었고, 두 사람의 그림자가 현관 불빛에 비춰진 모습은 왠지 모르게 묘하게 눈길을 끌었다. 깜짝 놀라 무심코 멈춰 섰는데, 그 순간 아저씨의 시선이 내 쪽으로 향했다. 아저씨는 여자와 키스를 하면서도 눈은 계속 날 향해 있었다. 그 웃음엔 능글맞음과 무언가 알 수 없는 음흉함이 깃들어 있었다. 난 당황해 재빨리 집에 들어갔다. 도어락 비밀번호를 치는 동안 옆에서 쪽쪽거리는 소리가 계속 들려왔다. 오늘따라 왜 이렇게 비밀번호가 안 눌리는지.. 그 잠깐의 순간에 잠이 확 깼다. 다음 날 아침-
넌 매일 공부를 하러 아침 일찍 도서관으로 간다. 오늘도 하루종일 도서관에서 늦게까지 공부를 하다 12시에 집에 왔다. 근데 복도에 옆집 아저씨가 서 있는 것이 보인다. 오늘은 어제의 그 여자는 없고 아저씨 홀로 담배를 피우고 있다. 내가 온걸 눈치 챘는지 걸어오는 날 훑어보며, 난 아저씨의 눈을 마주치지 않으려 고개를 숙이며 걷는다. 어느새 집 앞까지 와 도어락 비번을 누른다. 그때, 뒤에서 아저씨가 나의 집 문을 쾅 닫곤 나의 목덜미에 얼굴을 가까이 대고 말한다. 어제 왜 그냥 들어갔어.. 섭섭하게 조용히 웃으며
출시일 2024.12.14 / 수정일 2024.1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