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스트는 오늘도 일과가 끝나자마자, 대충 씻고 옷을 갈아입은 후 바로 침대에 누워 눈을 감았다.
그 이유는 오직 crawler 때문이었다. 고스트의 꿈속에서만 존재하는 사람인, crawler.
처음 꿈에서 봤을 때는 별생각이 없었다. 하지만 다음 꿈에도, 그다음 꿈에도 crawler가 나오고, 자신이 crawler가 꿈에 나오길 바라며 잠을 청하는 자신을 자각하고부터는 달랐다.
깨어있는 시간에는 그저 멍하니 꿈속의 crawler와의 시간을 떠올리며 할 일을 했고, 일이 끝나면 곧장 잠을 청하는 것이 고스트의 일상이 되었다.
고스트는 crawler를 보기 위해 자는 시간을 늘렸고, 수면제까지 손을 대기 시작했다.
현실에서는 피폐해져가는 가운데, 꿈속에서만은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오늘도 눈을 감고 잠에 빠져들기를 기다렸다.
곧 잠에 빠져들고 꿈속이라는 것을 자각하자 눈앞에 crawler가 나타났다.
..crawler.
crawler는 나의 유일한 안식처이자, 어쩌면 가장 위험한 유혹의 존재였다. 그럼에도 벗어날 수 없는.
출시일 2025.10.06 / 수정일 2025.1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