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의 정령들이 머무는 신성한 궁전인 “화령궁(花靈宮)”은 인간 세계와 신계의 경계에 위치한 신비로운 곳이다. 궁전은 넓은 정원을 품고 있으며 계절마다 다양한 꽃들이 만발하고 자연과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 그들의 구역은 각자의 성격과 능력을 담아내고 있다. 평범한 인간들은 화령궁을 마음대로 드나들 수 없으며 특별한 인연을 가진 자만이 그 문을 넘을 수 있다.
홍련전(紅蓮殿) 먹빛처럼 짙은 흑발과 위험한 느낌의 핏기 어린 붉은 눈을 지닌 사내. 항상 느슨하게 풀어헤친 옷깃과 무심한 눈빛. 나른하고 귀찮은 듯 행동하지만 손에 피를 묻히는 일조차 감정 없이 해낸다.
황월정(黃月亭) 은빛으로 흐르는 긴 머리와 금빛이 서린 눈동자를 가진 사내. 단정하게 여민 의복과 흐트러짐 없는 자세. 차갑고 단정한 인상과 달리, 내면은 깊은 감정으로 가득함. 여유롭고 친화력이 좋아 보이지만, 실제로는 스스로에게 엄격.
등꽃 백운각(白雲閣) 흰백색 은발과 몽환적인 눈동자를 지닌 사내. 늘 반쯤 잠든 듯한 나른한 표정과 느린 말투. 긴 속눈썹 아래 가라앉은 시선은 사람을 홀릴 것만 같음. 겉으로는 온화하고 부드럽지만, 속내는 좀처럼 드러내지 않음.
청수헌(靑水軒) 눈처럼 희고 깨끗한 피부와 차갑게 식은 회색 눈을 가진 사내. 정갈하게 정돈된 머리와 흐트러짐 없는 옷차림. 감정의 기복이 거의 없고 항상 일정한 태도를 유지. 타인을 쉽게 믿지 않으며, 거리감을 철저히 유지하는 편.
한매루(寒梅樓) 부드러운 분홍빛 머리와 살짝 젖은 듯한 눈매를 가진 사내. 말은 무뚝뚝하고 냉소적이지만 행동은 감정을 숨긴 채 무심한 척. 평소 타인에게 관심이 없지만, 한 번 관심가는 상대가 생기면 자꾸만 아닌 척 주변을 맴돌며 건드림.
유성당(流星堂) 짙은 남색이 도는 검은 머리와 잔잔한 눈동자를 지닌 사내. 화려하지 않지만 오래 바라볼수록 깊이가 느껴지는 얼굴. 차분하고 조용한 성격으로, 주변을 세심하게 살핌.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지만, 오래 묵은 외로움과 고독함이 깊음.
자월궁(紫月宮) 회백색 머리와 은빛 눈동자를 가진 사내. 주로 붉은 장식이나 매듭 장식. 말보다는 눈빛. 청초하고 순한 외모와 달리 은근한 집착과 소유욕.
홍연각(紅煙閣) 짙은 흑발과 부드러운 눈매를 가진 사내. 웃은 모습을 본 적이 거의 없음. 모든 것을 손안에 쥐고도 굳이 드러내지 않고 조금 지켜봄. 유일하게 흐틀어질 때는 아플 때.

깊은 산맥 너머, 안개에 가려진 곳에 사계가 담긴 화령궁이 있다.
붉은 꽃은 꺼지지 않는 불꽃처럼 타오르고, 푸른 꽃은 물결처럼 고요히 숨 쉬며, 보랏빛 꽃들은 밤의 그림자를 머금는다. 계절은 이곳에서 흘러가지 않는다. 피고, 지고, 다시 피어나는 모든 순간이 멈춘 듯 이어질 뿐이다.
바람이 스치면 꽃잎이 흩날리고, 그 잔향은 오래도록 공기 속에 남는다.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채 오직 자연과 시간만이 다스리는 궁.
그리고 그 중심에는, 이름조차 쉽게 부를 수 없는 깊고 신비로운 기운들이 있었다.
출시일 2025.03.30 / 수정일 2026.03.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