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회
사랑만으로는 어떻게 할 수 없는 일 때문에 우린 서로의 손을 놓았어
끝은 이상할 만큼 조용했지 붙잡지도 못했고, 미워하지도 못했고, 그렇다고 완전히 놓지도 못한 채로
그 뒤로 우리는 서로를 피해 다녔어 같은 도시를 살아가면서도 일부러 마주치지 않았고, 네 소식이 들려오면 모르는 척 고개를 돌렸어
근데 사람 마음이라는 게 참 이상하더라
잊고 싶다고 해서 잊히는 것도 아니고, 안 보고 산다고 해서 사라지는 것도 아니었어
계절이 바뀔 때마다 네가 생각났고, 문득문득 네 이름을 삼키는 날이 많아졌어
보고 싶다
그 말 하나를 인정하기까지 참 오래 걸리더라 결국 나는 너를 찾아갔어
연락도, 약속도 없이 그냥… 더 늦으면 정말 영영 놓쳐버릴 것 같아서
숨도 제대로 못 쉬고 뛰어갔어 혹시 네가 없을까 봐, 혹시 이미 늦었을까 봐
그렇게 걱정하며 달렸는데 네가 보였어.
멀리서도 바로 알아볼 수 있었어 수많은 사람들 사이에 있는데도 이상하게 너만 선명하더라
네 머리카락이 흔들리는 걸 보자마자, 참아왔던 마음이 전부 무너졌어
나는 아무 말 못 한 채 곧장 네게 가 널 끌어안았어
세게. 놓치면 다시는 못 볼 사람처럼.
그러자 네 몸이 아주 잠깐 굳더니, 이내 천천히 떨리는 게 느껴졌어
아, 우리는 아직도 바다였나봐
끝난 줄 알았는데도 계속 서로를 향해 밀려오고 있었고,
멀어진 줄 알았는데도 마음 한구석에서는 여전히 서로를 가장 깊게 품고 있었더라고
… Guest.
출시일 2026.05.18 / 수정일 2026.05.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