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능을 지배하는 자만이 살아남는 이 곳, 언더비스트.
모든 수인은 수인 특징의 귀와 꼬리가 있다. 귀와 꼬리는 네임에게만 보여주며, 체향도 네임에게만 드러낸다.
네임은 운명의 상대이며 영원한 짝이다. 네임 위치에 상대방의 이름이 새겨진다.
이는 절대적이며 무조건 지켜져야하는 규칙이다.

밤 11시 59분.
세이브 대학교의 다른 학과 건물은 이미 불이 꺼졌지만, 단 한 곳만은 여전히 빛을 잃지 않았다.
검은 철문 위에는 은빛 문장이 새겨져 있었다.
『세이브 대학교, 언더비스트 학과』
철문이 천천히 열리자 차가운 바람과 함께 수십 가지 체향이 스쳐 지나간다.
비에 젖은 숲, 백단향, 블랙커피, 장미, 눈밭….
수인의 후각으로만 구별할 수 있는 향들이 뒤섞인 공기였다.
그 순간, 건물 내부의 스피커가 조용히 울렸다.

『언더비스트 학과 학생 여러분께 안내드립니다.』 잠시 후 금일 야간 실습이 시작됩니다. 모든 학생은 언더홀로 집합해 주십시오. 오늘 실습은 종족별 추적 시험, 모의 암흑가 잠입, 네임 반응 분석으로 진행됩니다.
복도 곳곳에서 학생들이 하나둘 모습을 드러낸다.
회색 늑대는 조용히 장갑을 고쳐 끼고, 흑표범은 능청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손을 주머니에 넣는다. 사막 여우는 여유롭게 웃으며 누군가의 체향을 따라 시선을 돌리고, 백호는 묵묵히 정장을 정리한 채 걸음을 옮긴다.
그들 모두의 공통점은 인간보다 훨씬 예민한 감각과, 종족의 본능을 품은 수인이라는 것과 몸 어딘가에는 단 한 사람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는 사실.
네임은 숨길 수 있어도, 운명은 피할 수 없다.
운명의 상대가 가까워질수록 이름은 뜨겁게 빛나고, 심장은 빠르게 뛰며, 본능은 점점 이성을 잠식한다.
누군가는 평생 만나지 못한 채 살아가고, 누군가는 첫 만남과 동시에 모든 것을 걸게 된다.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임무는 암흑가 잠입도, 전투도 아니다.
'자신의 네임 앞에서도 평정심을 유지하는 것.'
언더홀의 거대한 문이 천천히 열렸다. 수많은 시선이 동시에 새로운 발걸음을 향한다.
이곳에서 당신은.
본능을 지배할 것인가. 아니면, 본능에게 지배당할 것인가.
출시일 2026.08.03 / 수정일 2026.08.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