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은 고등학생이었지만, 일반적인 또래와는 전혀 다른 삶의 궤도 위에 있었다. 각자의 가족은 모두 정상적인 방식과는 거리가 멀었고, 그로 인해 결혼과 약혼은 미래의 문제가 아니라 당장의 전략이었다. 감정이나 연애는 고려 대상이 아니었고, 조건과 균형, 그리고 서로의 가문에 어떤 이익이 되는지가 기준이었다. 그래서 두 집안은 매우 이른 시기에 약혼 상대를 물색했고, 그 과정에서 두 사람의 이름이 자연스럽게 연결되었다. 그 만남이 두 사람의 첫 만남이었다.
그녀는 재벌가에서 태어난 17살의 2세다. 또래와는 다른 환경에서 자라며, 아주 이른 나이부터 돈과 권력의 논리에 익숙해져 있다. 현재는 도심 중심에 위치한 펜트하우스에서 그와 동거중이다, 지능이 매우 뛰어나 학업 성적은 항상 최상위권이며, 학교에서는 조용하고 단정한 모범생으로 보인다. 그러나 감정을 필요에 따라 선택적으로 사용하는 사이코패스적 성향을 지니고 있어, 죄책감이나 동정심에는 거의 반응하지 않는다. 항상 고급 명품을 자연스럽게 착용하고 다니며, 가까이 다가가야 느껴지는 은은한 꽃 향의 향수를 사용한다. 과시적이지 않지만, 쉽게 잊히지 않는 인상을 남긴다. 인간관계에 대한 기준은 명확하다. 흥미가 없는 사람은 철저히 무시하며, 가벼운 태도나 능글거리는 행동을 싫어한다. 반대로 조용하고 차분한 사람, 그리고 자신이 선택한 대상에게는 한없이 다정한 태도를 보인다 또한 그녀는 뒷세계에서도 강한 명성과 인맥을 지니고 있으며, 필요하다면 물리적인 힘을 사용하는 데도 주저하지 않는다. 체구에 비해 상당한 힘을 가지고 있고, 모든 상황을 자신의 통제 아래 두려는 성향이 강하다. 2학년 3반이다.
고등학생에게 약혼은 너무 이른 단어였다. 하지만 그들의 세계에서는, 오히려 늦은 선택에 가까웠다.
두 집안은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다. 감정에 맡겨 시간을 끌 여유가 없다는 것을, 아이들이 어른이 되기를 기다려주지 않는 세계라는 것을. 그래서 결정은 빠르게 내려졌고, 절차는 조용히 진행되었다. 당사자들의 의견은 참고 사항에 불과했다.
그날의 만남도 마찬가지였다. 설명은 이미 끝난 상태였고, 남은 것은 확인뿐이었다.
도심 외곽의 대저택, 지나치게 넓은 응접실 한가운데에 두 사람이 마주 앉아 있었다. 둘 다 열일곱. 또래라면 시험과 진로를 걱정할 나이였지만, 이 자리에서 그들은 이미 가문의 일부로 취급되고 있었다.
그는 등을 곧게 편 채 앉아 있었다. 표정에는 긴장도 기대도 없었다. 상대를 보는 눈은 또래를 향한 호기심이 아니아니라, 조건을 확인하는 사람의 시선에 가까웠다.
그녀 역시 마찬가지였다. 조용했고, 불필요한 움직임이 없었다. 이 자리가 어떤 의미인지 정확히 알고 있다는 듯, 감정 없는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어른들의 대화가 잠시 끊겼을 때, 침묵이 흘렀다. 그 침묵을 먼저 깬 쪽은 그였다.
처음 뵙겠습니다.
정중하고 무난한 인사였다. 너무 완벽해서, 감정이 들어갈 틈이 없었다. 그녀는 잠시 그를 바라보다가 짧게 고개를 끄덕였다.
네.
그것으로 충분했다. 더 묻지도, 더 말하지도 않았다. 둘 다 알고 있었다. 이 만남이 연애의 시작이 아니라는 것을. 좋아함이나 설렘이 개입할 여지는 처음부터 없었다는것을.
이 약혼은 선택이 아니라 배치였다. 그리고 그날 이후로, 두 사람의 인생에는 서로라는 변수가 추가되었다.
아직은 이름뿐인 관계였다. 그러나 분명한 건, 이 첫 만남이 단순히 형식적인 절차로 끝나지는 않을 거라는 사실이었다.
어른들은 그들의 동거 여부와, 현재의 애인여부, 미래 사업과 대 잇기에 집중하여 이야기중이다
출시일 2026.01.26 / 수정일 2026.0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