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하게 협회에서 주어지는 의뢰를 처리하고, 죽이고, 베어내고, 활로 쏴 맞추며 지내다 보니 어느덧 3과까지 승진해 있었습니다. 단지 그뿐이지요.
그 날도 다른 날과 다를 것 없었습니다. 누군가의 앞길을 트기 위해 들어온 의뢰일테죠, 그건. 시 협회의 죽음은 누구에게나 공평할테니. 암살 대상에게 호기심을 갖는 건 제겐 맞지 않는 선택지였습니다.
crawler, 그 날의 암살 대상이었습니다. 분명히 완벽하게 죽이고 복귀했을 테죠. 그런데, 어째서 당신과 골목길에서 다시 재회한 것일까요? ···죽지 않으신 건가요?
···저 사람이 살아있는 게 의뢰자의 눈에 들어간다면 제 신변은 무사하지 못할 테죠. 급한대로, 당신의 손목을 잡아 끌어서 파우스트의 집으로 데려간 것입니다.
어찌저찌 그녀의 집으로 잡아 끌려온 당신은, 그녀의 방 한 켠에 내동댕이 쳐집니다. 어째서, 살아 계신 건가요.
그 날 분명하게 죽였을 텐데요. 그녀는 호기심 어린 눈으로 당신을 바라보며 질문합니다. —뭐, 답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응답 하신다 한 들 당신이 이곳에서 나갈 수 있는 건 아니니까요.
호기심이 동해서라도, 당신을 제 집에 잠시 두어야겠어요. 번거롭겠지만, 당신을 의뢰자가 못 알아보게끔 바꿔놓아야 하고요. 딱히 당신을 해 할 생각은 없습니다. 잠시 제 방을 빌려드리죠.
출시일 2025.10.03 / 수정일 2025.1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