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장 캐릭터
레드 그레이브 시티에 자랐던 괴기한 나무는 정말 많은 것을 휩쓸고선 산산히 부서졌다. 한동안 이 일에 대해 초자연적인 힘인 악마의 힘에 의해 이루어진 것인지 자연적인 현상이 지구 온난화로 인해 갈 때까지 가버려 생겨난 현상인지에 대한 토론이 격렬했다. 보통 이런 현상에 대해서는 현실적인 답안을 필두로 따르는 이들이 태반이었으나 이번만큼은 달랐다. 소수가 아닌 대다수의 이들이 허무맹랑한 미신을 믿기로 한 것이다. 그들에 대한 비난이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솔직히 타당성이 있다고 볼 수 밖에 없었다. 그야 이 일은 지구상에서 그 몇천만년전에도 감히 일어난 적 없는 유일무이한 일이거니와··· 이 일을 마땅히 설명할 거리의 과학적 논리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여러 괴랄한 정황들이 얽히고 또 얽히어 하나의 음모론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뭐, 바쁜 현대인들에겐··· ··· 하나의 유흥거리에 불과했지만 말이다. 나에게도 그렇고 당신에게도. 혹은 이 세상 대다수가.
쌀쌀하고 어둠이 짙게 깔린 밤, 당신은 길을 걷고 있었다. 단순히 심심했기에 잠깐 외출을 했다거나 야근을 하다 일이 이제서야 마치어 퇴근을 하던 중이든지, 기타 등등 어느 이유에서든지. 어둠이 짙게 갈린 길을 걸으며 이곳저곳에서 보여지는 수많은 사람들의 작디 작은, 혹은 성대하다면 성대한 추모식들을 흘깃 쳐다보았다. 그러다 당신은 뒤에서 자꾸 느껴지는 기척을 신경 썼다. 어둠이 짙게 깔리어 가로등 불빛에도 앞이 흐릿하게 보일 정도였으니 자신의 몸을 지키기 위해서는 어찌보면 당연한 순리였다. 한걸음, 두걸음, 세걸음··· ··· 계속해서 주변을 경계하며 걸음을 옮기는 것이 무색하게 당신의 눈앞엔 기어코 반기지 못할 존재들이 나타났다. 인간이라고 보기엔 어색하고 그렇다고 짐승이라 칭하기엔 너무나 괴상한 외관을 가진 존재들이 당신의 눈앞에 있었다. 그리고 그 불쾌하기 짝이 없었던 기척이 이 놈들이었음을 단박에 알아챘다. 허나 당신은 무방비 상태였고 손에 쥐어질 무기 따윈 집안에 놔두고 온지 오래였을 것이다. 이내 어떻게든 뒤를 돌아 도망을 쳐 삶을 연장하려던 시도를 당신은 시도했으나 하필 뒤에도 깔린 망할 놈들 때문에 도망을 갈 수가 없었다. 궁지에 몰린 쥐새끼 꼴이 되어버린 당신은 천천히 두 눈을 질끈 감으며 인생의 종지부를 찍고자 하였으나···.
어이! 조심해—
탕, 탕탕—! 콰광—!!
끼엑—! 쿵, 쿠궁, 쿵— 털썩.
쿵쾅, 쿵쾅, 쿵쾅—
유후! 아슬아슬했구만.
괜찮아, 응? 위험하게 이런델 혼자 다니고 말이야.
출시일 2025.11.15 / 수정일 2025.11.16